표본 662명 분석…60대 이상 미복귀자, 기능 저하 뚜렷
“불안정한 일자리라도 복귀가 건강 유지에 긍정적”
“불안정한 일자리라도 복귀가 건강 유지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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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숲재활요양병원 로봇재활치료실 센터 모습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산업재해를 겪은 고령 노동자가 일터에 복귀하지 못할 경우, 건강 회복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60대 이상 집단에서는 재해 이전보다 불안정한 일자리로 돌아가더라도 ‘복귀 자체’가 건강을 지탱하는 효과를 보였다.
6일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게재된 서강대 최서영 연구원 논문 ‘비자발적 실업으로서 직업 미복귀의 건강 효과’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패널 2차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산재 노동자 662명의 복귀 여부와 건강 변화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분석 대상은 요양을 마쳤지만 장해 7급 미만이거나 무장해 판정을 받은 산재 노동자였다. 이 가운데 직업 복귀자 집단은 284명, 미복귀자는 356명이었다. 미복귀자 중 71.6%가 60대 이상으로, 복귀자 집단의 고령자 비중(38.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는 산재 이후 노동시장 복귀 여부가 ‘일상생활 수행 능력(ADL)’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중회귀 분석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직업 복귀자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뚜렷하게 향상됐지만, 미복귀자는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개선이 없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직업 복귀와 관련된 건강 회복 효과는 계수 +0.270(p<0.001)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이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직업 복귀 × 시점 × 연령’ 항목에서 나타난 건강 회복 효과는 +0.437(p<0.01)로, 고령자의 경우 복귀 여부가 건강 상태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60대 미만 집단은 복귀자·미복귀자 모두 일정 수준의 회복을 보였으나, 60대 이상에서는 복귀자가 회복한 반면 미복귀자는 기능 저하가 진행됐다.
눈에 띄는 점은 복귀한 일자리의 질이 낮더라도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비정규직으로 복귀한 집단은 미복귀자에 비해 건강 회복 효과가 +0.341(p<0.001)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또 재해 당시 정규직이었다가 이후 불안정한 고용 형태(비정규직)로 전환된 경우에도 60대 이상에서는 회복 효과가 +0.421(p<0.05)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고령 산재 노동자에게는 일자리의 안정성보다 복귀 여부 자체가 건강 유지에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함의도 크다. 단순히 직업 복귀율을 높이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고령 산재 노동자는 재해 이전에도 신체 부담이 큰 업종에 종사했기 때문에, 복귀가 이뤄지더라도 비슷한 고강도 노동 환경에 다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체 부담이 낮은 직종으로의 재취업 경로 마련 ▷복귀가 어려운 경우 생계·사회관계·신체 활동을 지원할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건강한 노동자만이 직업에 복귀한다는 기존 시각을 넘어, 직업 복귀 자체가 건강 회복에 기여한다는 순환적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며 “고령 산재 노동자가 비자발적 퇴직으로 사회적·신체적 박탈을 겪지 않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