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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해방촌 108계단에 설치된 승강기.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폭우가 몰아친 작년 7월 충청남도 논산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승강기에 빗물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2시간여 동안 배수 작업을 벌이고 구조에 나섰으나 승강기 안에 갇혔던 50대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승강기 침수로 인한 국내 첫 사망 사고다.
11일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총 2074건의 승강기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침수사고는 841건으로 가장 많았고 근린생활시설 380건과 운수시설 175건 등이 뒤따랐다.
인적이 드문 구역으로 분류된 육교나 지하보도에서 일어난 침수 사고는 46건에 달했는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24건이 많은 비가 쏟아진 올해 집중됐다. 폭우 일수가 늘어나면서 침수 위험에 노출된 승강기에서 사고가 잦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승강기 대수는 87만대를 넘어섰고 매년 3만대 이상이 새롭게 설치되는데 폭우 등 기후 재난에 대한 승강기 안전 기준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승강기 전기 설비는 물에 닿으면 즉시 전원이 차단돼 작동이 멈춘다. 승강기 천장은 수리용으로 설계돼 탑승자가 안쪽에서 열고 스스로 탈출할 수 없다. 결국 탑승자가 승강기에 부착된 고유 번호를 119에 알리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정전이나 단전 시 승강기 내부 조명이 꺼지거나 통신이 끊길 수 있다.
이 의원은 “승강기 침수로 인한 사망사고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신속한 감지 부재의 재난”이라며 “기후 변화로 폭우가 일상화된 만큼 침수·정전 등 재난에 취약한 승강기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생활 인프라인 승강기 사각지대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공공승강기에 인공지능 등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감지 장치를 도입하는 시범사업 등 안전 보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