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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당 5회, 톤당 ’ 수수료…美 결정에 ‘침착한’ 해운업계 [비즈360]

정부 협상으로 ‘연 5회 한도’ 면제
글로비스 등 업계 “타격 제한적”
관세·물류비 피로는 누적가능해
“美 항만 경색 자초할 수도”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물류 자료사진 [현대글로비스 자료집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국 정부가 오는 14일부터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PCTC)에 대해 순톤수당 46달러(약 6만6000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다. 다만 협상을 통해 한국은 선박당 연 5회까지 수수료 면제를 얻어낸 만큼, 업계도 여기에 맞춘 대응 시나리오를 설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외국에서 건조된 자동차 운반선에 톤당 46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예고했던 14달러보다 세 배 이상 높아진 금액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의견서를 통해 “자동차 운반선은 한 해 수차례 미국 항만에 입항하므로, 부과 횟수를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번 조정안에는 이같은 내용이 반영됐다. 추가로 우리 측이 제안했던 ‘중국 한정 적용’은 제외됐다.

이에 국내 해운사 및 자동차업계는 14일부터 미국 현지에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서 수수료 부담을 안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은 지난 7월 기준 96척으로 추산된다.

선적 규모가 1만9322t 규모에 달하는 7000CEU급 선박을 기준으로 입항 수수료를 추정하면 한 번에 88만8800달러(약 12억7000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이번 조치로 입항 수수료 부과 대상에 포함됐지만,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의 자동차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7월 기준 자동차 운반선을 96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정한 기준(선박당 연 5회 한도)을 적용하면, 산술적으로는 연간 최대 480회까지는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입항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자동차 운반선 서비스 현황 [현대글로비스 자료집]

글로비스는 지난해 미국 서안 항로에 월 13~14회, 동안 항로에 월 5회 수준으로 운항하며 총 222회 입항는데, 현재 운항량이 면제 한도(480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당장 추가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업계는 한 선박에 더 많은 차량을 싣거나 입항 스케줄을 정교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HMGMA) 확대에 따라 국내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변수”라면며 “해운업계가 현업과 긴밀히 협력해 선박별 최적 운항 계획을 세우는 등 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미 미국 수출 차량에 막대한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피로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입항 수수료를 피하기 위한 해운사들의 선박 스케줄 조정이 불가피해진 만큼, 여기에 따른 운송비 추가나 생산에서의 부담간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 이번 조치가 오히려 미국 항만의 병목현상을 초래하면서 현지에서의 육상 물류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국산 운반선의 입항이 몰리거나, 일부 줄어들게 되면 한번에 입항되는 차량이 한꺼번에 항만에 몰리면서, 항만 운영비와 내륙 물류비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한 조치가 자국 항만의 비효율화와 글로벌 공급망 왜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동맹국인 한국까지 일정한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미국이 자국 내 조선·해운 경쟁력 회복은커녕 항만 경색만 자초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라며 “한국 업계는 정책 변화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