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출 받게만 해주세요” 문 잠그는 은행에 연말 잔금 부담 커진다 [머니뭐니]

월간 목표 초과 시 대출 제한…간접 방법도 동원
“되는대로 접수해야”…대출금리 선택 여유 없어
주담대 금리 4%대…은행별 최대 0.11%P 차이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실수요자들은 은행별로 금리를 비교할 여유도 없는 실정이다.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 최근 강서구 아파트를 계약한 A씨는 12월 잔금일을 앞두고 근심이 크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계획인데 은행 대출 총량 제한 때문에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월초가 아니면 대출 자체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담사도 지금은 은행 금리를 비교하지 말고 접수되는 곳에서 대출받으라고 조언한다”며 “최대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잇단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받기 어려워져 실수요자들은 은행별로 금리를 비교할 여유도 없는 실정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총량 규제에 맞춰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월별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등 채널별로 월별 대출 총량을 할당하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에는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별 대출 목표치를 정해두긴 했지만 초과한다고 대출을 막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중단하거나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을 활용해 대출 증가폭을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막지 않는다고 해도 대출 승인을 안 해준다거나, 다른 은행에 더 좋은 상품이 있다는 식으로 대출 총량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올해 말까지 중단한 상태다. 10월 말에서 두 달 연장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2일부로 11월 실행 예정인 가계대출에 대한 대출모집법인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단, 12월 실행 예정 건은 신규 접수가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대출 장벽이 높아지면서 잔금일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출 자체를 받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대출을 받더라도 은행별로 금리를 비교해 보다 낮은 금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5대 은행의 평균금리는 4.06%였다. 지난 6월(3.94%)과 비교하면 0.12%포인트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4.11%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이 4%로 가장 낮았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 0.11%포인트의 금리차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 셈이다. 만약 6억원을 대출받는다면 0.11%포인트는 연간 60만~70만원의 이자 차이로 이어진다.

문제는 연말로 갈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주담대 등 자금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은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더 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보고한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2조3202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에 제시한 목표치는 2조1200억원이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1조9668억원 늘며 목표치(1조6375억원)를 웃돌았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올해 목표의 95%, 85% 수준까지 대출이 찬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현재 6억원인 주담대 한도를 4억원으로 더 조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 등으로 넓히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