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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개선 반도체 부문 주도…HBM3E 판매도 활기

범용 D램 가격 상승, 4분기도 호실적 전망
사업 회복 ‘원조 메모리 강자’ 면모 되찾아
HBM 공급 확대, 파운드리 적자 축소 관건
엔비디아 납품 주목…AMD·브로드컴 호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의 3분기 ‘10조 클럽’ 복귀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의 동반 개선을 실현한 반도체 부문이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4조~5조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수치는 이를 뛰어넘은 6조원 대로 추정된다. 전체 영업이익(12조1000억원)의 50% 이상을 반도체가 책임진 셈이다.

작년부터 ‘삼성 위기론’의 중심에 있던 반도체 사업이 3분기를 기점으로 악재를 털고 점차 터널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의 나홀로 선전에 의존했던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의 부활’을 알리면서 향후 반도체·모바일 쌍끌이 호조에 기반한 실적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서버용 D램과 낸드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판매도 활기를 띠면서 삼성전자가 ‘원조 메모리 강자’의 면모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급 부족’ 범용 D램 가격 상승세…삼성이 최대 수혜=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잠정 매출(86조원)과 영업이익(12조1000억원)은 일회성 비용 등의 여파로 유독 저조했던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5.33%, 158.55% 늘어났다. 전년 3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8.72%, 31.81% 증가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앞서 삼성전자의 올 1~2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400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3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을 앞지르는 성적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서버용 SSD의 수요 확대와 더불어 HBM3E 판매 확대로 메모리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메모리는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으로 적자 폭 감소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3분기 업황 반등을 주도한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세가 4분기에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범용 메모리의 본격적인 반등이 9월부터 시작된 만큼 실제 효과는 4분기 실적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강세가 상반기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서버용 고성능 D램을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면서 PC·모바일 등 비(非)서버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범용 D램의 응용처가 AI뿐만 아니라 일반 서버, 그래픽, 모바일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곧 가격 상승의 장기화로 이어진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6년에도 범용 D램과 낸드의 가격이 매 분기마다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은 내년 1분기 5~10% 상승에 이어 2분기 3~8% 상승, 3~4분기에는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가격 역시 1분기 3~8% 상승, 2분기 5~10% 상승, 3~4분기에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가 HBM과 더불어 특수를 누리고 있어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범용 D램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HBM과 수익성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며 “전체 D램 생산능력의 78%를 범용 D램에 할당한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HBM4 공급 주목…AMD·브로드컴 행보도 호재=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도 이번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고전은 HBM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과 파운드리의 대규모 적자에서 비롯됐다.

특히 HBM3E의 발열 문제로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설계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둔 결과 이를 해결하며 엔비디아의 인증 절차를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의 벽을 넘으면서 본격적인 HBM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HBM4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차세대 제품인 HBM4로 가는 길목에서 그간의 기술 결함 논란을 털어낸 만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이미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 AMD와 브로드컴의 최근 행보도 대형 호재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13일(현지시간) 오픈AI와 10GW급 맞춤형 AI 가속기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오픈AI는 6GW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AI 가속기를 AMD로부터 공급받기로 약속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브로드컴과 AMD에 HBM3E 12단을 납품하고 있다. 두 고객사가 오픈AI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HBM 매출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AMD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픈AI에 공급할 AI 가속기 ‘MI450’에는 삼성전자의 HBM4가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던 삼성전자의 HBM 출하 실적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의 주요 고객사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다양한 고객사 확보로 내년 D램 3사 중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의 갤럭시 S26 시리즈 탑재 여부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추가 고객사 확보 등이 향후 삼성전자 실적의 상승 폭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힌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