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형기대, 14억원대 보험사기 적발
허위 진료기록으로 환자들 보험금 수급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콧등, 팔자 필러 리터치 예정’ ‘원장님이 마리오넷 필러 해주신다고 함. 마지막 날 확인해 주세요’
여느 피부과병원의 시술 차트에 적힐 법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건 어느 의원이 꼭꼭 숨기고 있었던 ‘이중 기록’이었다. 이 의원은 환자들에게 필러나 보톡스 같은 피부미용 목적의 주사를 제공하고 서류상으로는 도수치료 등을 진료한 것으로 꾸몄다. 이걸로 환자들은 실손보험을, 의사는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해 타냈다.
14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서울시내의 한 의원 A원장을 보험사기를 설계하고 실행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부터 5년 동안 실제론 환자들에게 미용 시술을 해놓고 진료기록에는 도수 치료, 통증 주사 등 급여항목을 치료했다고 허위로 적었다. ‘겉과 속이 다른’ 진료를 받은 환자 130명은 이 가짜 진료 확인서로 실손보험을 탔다. 환자들도 역시 경찰에 입건됐고 검찰에 넘겨졌다. 시중 보험사 20여곳으로부터 부적절하게 빠져나간 실손보험금은 4억원이다.
A원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환자 890여명의 진료 기록까지 조작했다. 이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제출해 요양급여도 10억원가량 받아서 챙겼다. 이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보험사기(보험사기방지법 위반), 사기(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 의료법 위반 등이다. 환자들은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다.
비급여로 분류되는 필러, 보톡스, 백옥주사 등은 실손보험으로 청구할 수 없다. A원장은 자신의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미용시술 비용을 보험 청구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꾀어 10회 서비스를 묶음으로 200여만원에 이용권을 판매했다. 환자가 지인을 데리고 오면 서비스 시술 1회를 준다는 식으로 이벤트도 벌여 입소문을 냈다.
이 병원은 갖은 진료 기록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 미용시술 이용권을 결제한 환자들이 빨리 보험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진료 일자와 진료 내용을 바꿨다.
또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횟수를 부풀렸다. 의료 보험사기에서 종종 동원되는 ‘진료일 쪼개기’ 수법이다. 진료받은 일수를 늘려 기록부를 작성하면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도 더 많이 청구할 수 있음을 노린 것이다.
이 모든 조작의 과정에서 허점이 없도록 신경 쓴 정황도 발견됐다. A원장은 환자마다 해외여행 일정, 다른 병원 진료 날짜 등을 확인해 기록이 중복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챙겼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과 금융당국이 의료 보험사기 단속을 강화하면서 병원이 요양급여를 부정 청구하는 일은 사라졌는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장기보험에서 진단서 위조나 허위·과다 청구로 적발된 보험사기 사례는 액수로는 2337억원에 달한다. 관련자는 1만9000여명.
당국이 단속을 강화해도 경기 불황 등이 이어지면서 사기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그러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3월 사기범죄 형량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양형기준에 ‘보험사기’를 추가했다. 의료인이나 보험 관계자들이 범행한 경우 가중처벌도 가능해졌다.
서울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이런 유형의 사기는 공공, 민영보험의 재정 건정성을 훼손하고 보험료 인상 요인이 돼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하는 악성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급여 시술을 받고도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병원의 홍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허위 진료기록으로 환자들 보험금 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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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보험사기 등 혐의로 검거한 서울의 한 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발급한 상품권. 이 의원은 비급여 항목은 미용 시술을 하고, 급여항목 진료를 한 것으로 허위 서류를 발급해 환자들이 보험금을 부정 수급하게 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콧등, 팔자 필러 리터치 예정’ ‘원장님이 마리오넷 필러 해주신다고 함. 마지막 날 확인해 주세요’
여느 피부과병원의 시술 차트에 적힐 법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건 어느 의원이 꼭꼭 숨기고 있었던 ‘이중 기록’이었다. 이 의원은 환자들에게 필러나 보톡스 같은 피부미용 목적의 주사를 제공하고 서류상으로는 도수치료 등을 진료한 것으로 꾸몄다. 이걸로 환자들은 실손보험을, 의사는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해 타냈다.
14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서울시내의 한 의원 A원장을 보험사기를 설계하고 실행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부터 5년 동안 실제론 환자들에게 미용 시술을 해놓고 진료기록에는 도수 치료, 통증 주사 등 급여항목을 치료했다고 허위로 적었다. ‘겉과 속이 다른’ 진료를 받은 환자 130명은 이 가짜 진료 확인서로 실손보험을 탔다. 환자들도 역시 경찰에 입건됐고 검찰에 넘겨졌다. 시중 보험사 20여곳으로부터 부적절하게 빠져나간 실손보험금은 4억원이다.
A원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환자 890여명의 진료 기록까지 조작했다. 이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제출해 요양급여도 10억원가량 받아서 챙겼다. 이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보험사기(보험사기방지법 위반), 사기(특정경제범죄처벌법 위반), 의료법 위반 등이다. 환자들은 보험사기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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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보험사기 등 혐의로 검거한 서울의 한 의원이 작성한 진료 확인서. 이 의원은 비급여 항목은 미용 시술을 하고, 급여항목 진료를 한 것으로 허위 서류를 발급해 환자들이 보험금을 부정 수급하게 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
‘진료일 쪼개기’로 요양급여도 부정 수급
비급여로 분류되는 필러, 보톡스, 백옥주사 등은 실손보험으로 청구할 수 없다. A원장은 자신의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미용시술 비용을 보험 청구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꾀어 10회 서비스를 묶음으로 200여만원에 이용권을 판매했다. 환자가 지인을 데리고 오면 서비스 시술 1회를 준다는 식으로 이벤트도 벌여 입소문을 냈다.
이 병원은 갖은 진료 기록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 미용시술 이용권을 결제한 환자들이 빨리 보험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진료 일자와 진료 내용을 바꿨다.
또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횟수를 부풀렸다. 의료 보험사기에서 종종 동원되는 ‘진료일 쪼개기’ 수법이다. 진료받은 일수를 늘려 기록부를 작성하면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도 더 많이 청구할 수 있음을 노린 것이다.
이 모든 조작의 과정에서 허점이 없도록 신경 쓴 정황도 발견됐다. A원장은 환자마다 해외여행 일정, 다른 병원 진료 날짜 등을 확인해 기록이 중복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챙겼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과 금융당국이 의료 보험사기 단속을 강화하면서 병원이 요양급여를 부정 청구하는 일은 사라졌는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근절되지 않는 보험사기, 작년에만 2337억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장기보험에서 진단서 위조나 허위·과다 청구로 적발된 보험사기 사례는 액수로는 2337억원에 달한다. 관련자는 1만9000여명.
당국이 단속을 강화해도 경기 불황 등이 이어지면서 사기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그러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3월 사기범죄 형량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양형기준에 ‘보험사기’를 추가했다. 의료인이나 보험 관계자들이 범행한 경우 가중처벌도 가능해졌다.
서울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이런 유형의 사기는 공공, 민영보험의 재정 건정성을 훼손하고 보험료 인상 요인이 돼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하는 악성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급여 시술을 받고도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병원의 홍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