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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다시 빛나는 ‘은’…금보다 뜨거운 랠리, 불씨는 바로 ‘여기’? [투자360]

13일 은 현물 온스당 52.56달러로 사상 최고치 경신
올 들어 은 현물 수익률 78.5%·금 55.1%
금/은 비율 4월 104배→현재 81.9배로 하락

14일 서울 시내 금은방에 실버바가 진열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올 들어 은 가격의 상승세가 금을 크게 앞지르면서 금/은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선 중국의 경기 부양이 이어질 경우 은값 상승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전날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2.56달러를 넘어서며 1980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45년 만에 갈아치웠다. 은 선물은 온스당 50.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413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128.15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은의 상승세는 금을 압도하고 있다. 은 현물은 78.5%, 금은 55.1%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 1온스로 살 수 있는 은의 양을 뜻하는 금/은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지난 4월 금값이 급등하면서 금/은 비율은 104배를 돌파했다. 2000년대 들어 팬데믹 시기 이후 처음으로 100배를 넘어섰다. 당시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금에 자금이 집중됐다.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산업 수요가 살아나자 은이 급반등했고 금/은 비율은 6월부터 하락세다.

13일 기준 금/은 비율은 81.9배다. 과거에도 비율이 내려갈 때마다 은의 초과 수익 구간이 열렸다. 1980년 ‘은파동’ 당시 비율은 17~20배까지 떨어졌다. 2009~2011년 중국 인프라 투자 붐 시기에는 70배에서 30배로 급락했다.

금/은 비율의 하락은 중국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에릭 놀랜드 CME그룹 수석 경제학자는 “금-은 비율은 중국 경제 성장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금/은 비율은 중국 월간 성장지수와 2005년 이후 통상 반대로 움직였다. 중국의 전력 소비, 제조업 생산, 신용 공급이 개선될 때마다 비율은 하락했다. 중국 경기의 확장 국면에서는 은의 가격이 금보다 빠르게 오르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7일 2025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상향 조정했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상품전략 책임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산업용 금속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은 거래자들이 기다려온 일”이라며 “금의 지속적 강세와 함께 금/은 비율이 70~75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은이 금보다 10퍼센트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의 상대적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공포가 재점화되지 않는 한 금/은 비율 하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역사적 평균을 여전히 웃도는 현 수준에서는 금 대비 저평가된 은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의 강세는 공급 제약에서도 비롯된다. 전 세계 은 시장은 2020년대 들어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태다. 신규 대형 광산 개발은 속도가 더디고 자원 고갈, 광석 품위 하락 등으로 인해 생산 확대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인도에 이어 세계 2위 은 수입국인 미국의 관세 정책은 자국 내 생산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역내 수급을 더욱 타이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은의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은은 시장 규모가 금보다 9분의 1 수준으로 작고 유동성이 낮아 투자 자금의 유입·이탈에 훨씬 큰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며 “중앙은행의 구조적 매수세로 지지받는 금과 달리, 은은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급격한 등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