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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은 왜” 코스피 ‘3600 잔치’하는데 운송·증권 나란히 ‘주춤’…원인은? [투자360]

‘랠리 속 조정’ 맞은 두 업종
운송 9.6%·증권 -5.2%
지정학 리스크·운임 하락·투심 위축 영향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600 돌파’ 잔칫집 분위기를 이어가는 반면 운송·증권 업종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운임 하락, 투자심리 위축 등이 맞물리며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운송·증권 지수는 최근 한 달(9월12일~10월14일) 사이 각각 -9.65%, -5.25% 하락하며 코스피 업종 지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들 업종은 지난 3개월(7월14일~10월14일) 동안에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가 전날 장초반 364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강세장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운송 업종의 부진은 해운과 항공 모두 복합적인 악재에 직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RX 운송지수에는 ▷HMM ▷현대글로비스 ▷대한항공 ▷팬오션 ▷CJ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 등이 포함된다.

최근 조선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외국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향후 수수료 부과 대상 선박 여부에 따라 시장이 이원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용 선박이 줄어들 경우 대형 벌크선이나 유조선 중심으로 운임이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항공운수 업황 역시 녹록지 않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의 수익성은 이미 악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FSC) 간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LCC는 부대매출 확대 등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운송 업종은 운임 상승기에 강한 퍼포먼스를 보이지만, 현재 운임 지수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미중 무역 분쟁이 반복되며 무역량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선박 시장 추이를 보면 올해 해상 컨테이너 운송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만 유독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2018년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은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중국 역시 수출 구조 전환을 상당 부분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물동량 자체는 우려만큼 부진하지 않지만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운송이 지연되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업종의 턴어라운드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HMM은 자사주 매입 이슈가 마무리된 이후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는 해운 부문에서 2분기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주주환원 기대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보유 등으로 8월까지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현대차 인베스터데이 이후 대미(對美)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이 자국 항만 입항 시 차량운반선(PCC)에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비용 부담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를 누가 부담할지가 명확하지 않아 업계 전반의 원가 상승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항공 업종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의 경우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추석 시점이 지난해(9월)와 달라 기저효과가 있었고 중단거리 노선 수요 감소, 미국 관세 리스크로 인한 항공화물 운임 하락 등이 겹치며 매출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증권 업종은 중장기 전망은 양호하다는 평가에도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KRX 증권지수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이 포함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증권업종이 0.6% 하락하며 코스피(10.2%) 대비 부진한 이유는 세법 개정안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 속도에 대한 의구심, 연초 이후 주가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다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자산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지며 밸류에이션 오버슈팅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승이 계속되면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세가 마르기 마련”이라며 “증권주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많이 올라온 만큼 최근 한 달간은 코스피와 결이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지수 급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관망세가 확산된 것도 단기 조정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