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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요동…K-배터리·소재, 반사이익 기대감 UP[비즈360]

미·중 무역분쟁 확전 본격화
포스코퓨처엠, 6700억 규모 음극재 계약
中 독점 깨고 글로벌 완성차와 직접 공급
배터리 3사도 공급망 다변화 사활

포스코퓨처엠 소속 근로자가 세종공장의 음극재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양대근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글로벌 배터리와 관련 소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이차전지 관련 주요 광물의 공급망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기업들은 이번 통제의 영향권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확대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배터리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4년간 약 6700억원 규모의 천연 흑연 음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2011년 음극재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의 장기계약이다.

공급기간은 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4년간이며, 향후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공급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이번 계약에서 ‘유보 기간’이 오는 2037년으로 명시됨에 따라 총 계약 기간은 기본 4년에 연장 6년이 더해질 경우 최장 1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공급액은 10년 동안 총 1조7000억원 규모로 증가한다.

음극재는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현재 음극재 공급망은 작년 기준 중국이 관련 시장의 약 95%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퓨처엠이 사업 본격화에 나서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기업들의 탈중국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번 계약은 포스코퓨처엠이 중장기 공급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음극재 사업의 안전성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 음극재 관련 추가 투자에 들어갈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비중국 기업 가운데 천연·인조흑연 음극재 분야에서 원료 조달부터 중간 소재 가공, 음극재 최종 제품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곳이다.

올해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능력은 연 8만2000톤, 내년도에는 11만3000톤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흑연이 음극재로 가공되기 전의 중간원료인 구형흑연 생산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결정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아프리카에서 흑연원광(인상흑연)을 수입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건립 추진 중인 구형흑연 공장에서 중간소재로 가공하고, 세종 음극재공장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탈중국 니즈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음극재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이번 계약이 나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포스코퓨처엠이 탈중국 음극재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로서, 앞으로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전경 [LG엔솔 제공]

한편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수출 제한이 본격화할 경우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미국 수입량 가운데 약 65%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로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재편에 나설 경우 한국산 배터리가 빠른 속도로 대체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배터리 3사들이 현재 핵심 소재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는 필수 과제로 지목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양극재와 음극재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을 통해 비중국산 소재 사용 비율을 늘리고 있으며, SK온도 호주와 칠레 등지에서 원료 공급 계약을 확대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