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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한 뒤가 더 끔찍” 두 번 우는 성범죄 피해자 위해 서울시가 나선다

서울시, ‘스토킹성범죄 명예훼손 대응 법률지원단’ 구성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A씨(30대)는 데이트폭력으로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집과 직장으로 찾아오고 하루 수백 통이 넘는 전화와 문자로 스토킹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에게는 잠정조치(접근금지)가 내려졌다. 이에 앙심을 품은 가해자는 A씨의 사진과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도용해 SNS 계정을 만든 뒤 A씨를 사칭해 조건만남을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밤낮없이 전화와 문자가 오고, 가해자가 만든 계정이 직장에 알려지면서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수 없게 됐다.

이처럼 범죄 피해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온·오프라인을 통한 무분별한 신상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2차 가해로 일상이 무너진 스토킹성범죄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서울시가 무료 법률지원을 시작한다. 피해자 지원의 범위를 폭력 등 범죄피해에서 이후 추가 피해 영역까지 보다 폭넓게 확장하는 것이다.

데이트폭력이나 스토킹 같이 아는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성 범죄는 성폭력이나 디지털성범죄를 동반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통제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개인정보·허위사실을 유포해 피해자의 명예를 악의적으로 훼손시키는 경우도 많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 등 명예훼손 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를 불특정다수가 보는 온라인에 게시해 피해자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피해자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및 무고죄 등으로 역고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관계자가 딥페이크 예방 관련 포스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기존 무료 법률지원은 범죄피해 자체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명예훼손으로 인한 2차 피해는 상대적으로 무료 법률지원을 받기 쉽지 않았다. 국선변호사 제도는 스토킹성폭력 등 관련 처벌법에 근거해 범죄 피해에 대한 지원만 가능하다.

이에 서울시는 스토킹·데이트폭력·성폭력 등 폭력피해 전문 변호사 30인으로 구성된 ‘스토킹성범죄 명예훼손 대응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명예훼손 법률지원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명예훼손 대응 법률지원단’은 법률지원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여성 변호사들이다.

‘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명예훼손 법률지원 사업’은 스토킹데이트폭력성폭력 등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다. 허위사실 및 사실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를 중점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성폭력스토킹 등 폭력 피해 지원기관과 연계해 기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 전문 변호사가 1:1로 매칭된다. 선임된 변호사가 증거 채증, 고소장 작성, 진술 동행 등 수사 지원부터 공판 출석 및 변론, 재판 모니터링 등 소송까지 전 과정에 도움을 준다.

또한, SNS,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명예훼손 등 게시물 삭제신고 방법과 2차 가해 및 추적방지를 위한 개명 및 주민등록번호 변경 방법도 안내지원한다.

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명예훼손 법률지원을 받고 싶은 경우 피해 지원기관을 통해 16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스토킹·데이트폭력·성폭력 범죄의 경우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립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명예훼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이번 ‘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명예훼손 법률지원 사업’이 피해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