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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를 제2수도로!” 다카이치 총재, 총리 ‘명운’ 걸린 제안 나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UPI]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공명당의 연정 이탈로 위기에 처한 집권 자민당이 오사카를 두번째 수도로 만들자는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일본 총리에 취임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16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 저녁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와 만나 일본유신회의 숙원인 ‘오사카 부(副)수도 구상’ 등을 논의했다. 쉽게 말해 일본 오사카를 도쿄에 이은 제2수도로 승격시키자는 제안이다. 부수도 구상은 일본유신회가 참의원 선거에서 사회보험료 인하와 함께 내건 핵심 공약 중 하나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유신회가 오사카 부수도 구상을 내놓은 이유는 먼저 국가적 주요 기능이 도쿄로 한꺼번에 쏠리는 ‘도쿄 집중현상’을 완화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수도 기능을 타지역으로 보완·분산하자는 것이다. 중앙 부처 일부 이전 추진 등도 대안으로 포함된다.

두 번째로 수도권과는 다른 경제권을 형성하여 일본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도쿄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성장 축을 ‘쌍두엔진’으로 만들어 일본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한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였으나, 2023년에는 4위로 내려앉았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있다.

일본유신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으로, 지난달 30일에 그 골격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오사카가 유력한 부수도로 거론되지만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만을 고집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구와 도시 기능이 집중된 지역일 것 ▷도쿄권이 재해를 입었을 때 같은 종류의 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적을 것 등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유신회와 자민당 측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 협의를 이날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15일 촬영된 이 사진은 일본 도쿄 국회(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여당 자민당(LDP)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와 주요 야당인 일본유신회 대표 요시무라 히로후미(왼쪽)의 모습을 보여준다. [AFP]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 회담 후 취재진에 “양당의 기본 정책은 거의 일치한다”면서 일본유신회의 부수도 구상과 관련해 “양당 협의를 거쳐 내년 정기국회를 (법안 제출) 목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 지역에 거점을 둔 우익 성향의 정당이다. 2015년과 2020년에 오사카부를 도쿄도와 같은 ‘오사카도’로 변경하는 정책을 주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일본유신회가 내놓은 오사카도 변경은 이번에 자민당과 논의하는 구상과는 달랐다. 당시에는 ‘이중적인 행정 체계’에서 오는 비효율을 극복하자는 수준의 논의였다. 즉 오사카부와 부(府)급 권한을 가진 오사카시가 일본에 있는데, 역할이 많이 겹치기 때문에, 오사카부의 행정상 위계를 변화시켜 의사결정상 효율성을 끌어올리자는 취지였다.

일본 광역지자체는 1도(都·도쿄도), 1도(道·홋카이도), 2부(府·오사카부와 교토부), 43현으로 나뉜다.

그러나 최근 자민당과의 오사카부 논의는 국가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거시적 구조 개편이란 점에서 다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같은 오사카도 구상을 소개하며 “한국은 약 10년 전, 수도 서울에서 세종시로 행정 기능 일부를 이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 계획을 추진 중으로, 열대우림을 개간해 신수도 ‘누사탄라(Nusantara)’를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요시무라 대표는 회담 후 총리 지명 선거 때 다카이치 대표를 지지할지를 묻는 취재진에 “정책 협의의 합의점이 정리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유신회가 자민당과 손을 잡으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 지명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일본유신회의 중의원 의석수는 35석으로, 자민당(196석)과 합치면 231석에 달해 과반(233석)에 근접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