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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금융 트렌드 막는 금산분리, 개선해야 할 제1과제”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정부, AI 중심 금산분리 완화 추진
“제도와 현실 간 괴리를 해소해야”
대기업 산업 진출 제한도 완화 필요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손병두(사진) 토스인사이트 대표도 혁신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제1과제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꼽았다. ▶관련기사 9면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호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원칙으로, 1982년 도입됐다. 대기업이 금융사를 사금고화하거나 불공정 거래를 일으키는 것을 차단하고 금융사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 의결권 주식을 최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으며, 은행과 보험사는 비금융사 의결권 주식의 최대 15%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가 국내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금융·산업 간 시너지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손 대표는 토스인사이트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규제를 꼽자면 단연 금산분리 규제 완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잘못된 행위는 규제하되 특정 주체의 진입 자체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과 비금융의 결합은 이미 미래 금융의 트렌드인 만큼, 이를 가로막는 현행 금산분리 규제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금산분리 완화를 위해서는 공정거래법 손질이 필수적이다. 현재 금산분리 규제는 공정거래법,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으나, 핵심 조항은 공정거래법에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규제 완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언급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먼저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산분리 완화 필요성은 토스의 ‘원앱(One App)’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토스는 은행·보험·증권·카드뿐 아니라 생활편의 서비스까지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다. 손 대표는 “법은 업권별로 규제의 높이를 다르게 쌓아놓았지만, 이용자들은 이미 하나의 앱 안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제도와 현실 간 괴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대기업의 산업 진출 제한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의 대기업 참여 제한을 예로 들며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은 그 행위만 규제하면 될 일이지, 진입 자체를 막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다. 현행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중소·중견기업 보호를 위해 공공 SW 사업에서 대기업의 직접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확산이 필요한 분야에 한해 SI(시스템통합) 대기업의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정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