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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만난 구윤철 “3500억달러 선불 요구 막는 유의미한 진전”

구윤철 부총리, 전날 美 베선트 재무장관과 면담
“3500억달러 업프런트 요구 완화…미, 외환시장 안정성 공감”
“통화스와프는 여러 대안 중 하나”…OMB 방문은 일정상 불참
“관세협상 조속 타결 땐 환율 안정·자동차 업계에 긍정 신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5일 저녁(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회의장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양자간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워싱턴DC)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미 통상협상 관련, 미국 측이 ‘3500억달러 대미투자’의 선불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진행한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20개국(G20) 회의에 가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났다”며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한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선트 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이 할 수 있는 협력이나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와 소통을 잘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아울러 “(미국이 한국에게)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업프런트’(up front·선불)하라고 했을 때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을 베선트 장관이 잘 이해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통상 협상 주체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측의 ‘선불 지급’ 요구를 막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을 (미국 측이)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우리한테 좀 좋을 수 있다”고 답했다. ‘선불 지급 요구 철회 가능성과 관련해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는 의미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둘러싼 각종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실행에 따른 외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과 ‘아르헨티나 방식’ 통화스와프를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또, 미국이 외환시장 안전장치로 달러 현금 대신 원화계좌를 통한 투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다만 구 부총리는 “통화스와프가 협상의 전제조건이거나 결정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필요한 외환 조달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며, 스와프는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협상에서 어떤 스킴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외환 수요가 달라지고, 그에 맞춰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시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다양한 조달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관세협상의 본체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러트닉 미 상무장관 간의 협의이며, 미 재무부는 외환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 부총리는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 관리예산국(OMB)에는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은 미국이 우리 쪽에 관심이 높은 조선업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업부가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했고, IMF 회의 일정 등을 감안해 동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과 관련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빨리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자동차 관세 25% 문제는 속도를 내서 타결하는 게 좋지만, 내용이 나쁘게 빨라지는 건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날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함께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용범 정책실장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잘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열흘 안에 어떤 결과가 있을 거라고 말한 것은 우리 협상 진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신호로 본다”며 “그만큼 미국이 좀더 유연하게 우리 입장을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