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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질환’ 골다공증, 50세 이후 뼈 건강 적신호

폐경 이후 여성 2명 중 1명 골다공증
골절시 사망률 높아 노인 암보다 위험
키 4㎝이상 줄면 척추 압박골절 의심
뚜렷한 증상 없어…골밀도 검사 필수
운동·비타민D·칼슘 섭취가 예방 핵심

골다공증이란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골다공증이 진행돼 구멍이 숭숭 뚫린 뼈는 넘어지거나 살짝 부딪히는 등의 작은 충격에도 부러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신체 중 나이가 들면서 가장 약해지는 부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뼈’다. 특히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여성이 가장 취약하다. 골다공증은 골절로 연결되면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예방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다공증 환자 수는 약 132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50세 미만 환자는 약 2만8000명인 것에 비해 50세 이상 환자는 144만8000명으로, 중장년층으로 접어들수록 유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양 감소와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골다공(骨多空)’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부실 공사로 지어진 건물이 쉽게 붕괴되듯이 골다공증이 진행돼 구멍이 숭숭 뚫린 뼈는 넘어지거나 살짝 부딪히는 등의 작은 충격에도 부러질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못해

골량의 경우 사춘기에 성인 수준의 90%가 형성되고 30대 초까지 증가하며 35세부터 골량이 서서히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오래된 뼈를 부수는 과정(골 흡수)과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과정(골 형성)인 재형성 과정이 꾸준히 일어난다. 이때 낡은 뼈를 갉아 먹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만들어주는 조골세포 간의 균형이 깨지면 뼈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뼈 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들이 증가하면서 뼈가 약해지게 되어 결국은 부러지기 쉽게 된다.

노화와 관계없는 원인으로는 ▷위 절단수술, 염증질환 등으로 인한 칼슘의 흡수 장애 ▷비타민 D 결핍 ▷항응고제(헤파린), 스테로이드, 이뇨제 등의 약물부작용 ▷운동 부족 ▷과음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이 중 유전적 요인이 50~80% 기여한다고 전문의들은 전한다.

골다공증은 여성 환자 비율이 90%가 넘는다. 여성은 젊었을 때부터 남성에 비해 뼈가 약한 편이며,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50세 전후에 폐경될 때 뼈의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없어지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폐경 후 3~5년 동안 골밀도의 소실이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통계적으로 폐경 이후 여성의 약 50%가 골다공증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남성은 뼈가 선천적으로 강하고, 사춘기가 여성보다 다소 늦게 시작된다. 최고골량도 늦게 형성돼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남성에게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면 사망률과 재골절 발생률이 여성에 비해 현저히 높다. 때문에 남성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골다공증은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질환’이라 불리기도 한다. 전조 증상으로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을 의심할 만한 몇 가지 경우가 있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0대 젊은 시절보다 키가 4㎝ 이상 줄었을 경우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통증을 심하게 느끼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갔다가 엑스레이를 통해 골절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많은 환자가 무릎 또는 허리 통증을 골다공증 증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퇴행성 관절염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관절 통증과 골다공증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골다공증은 치료가 시작돼도 치료 효과가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골밀도 측정 수치를 기준으로 약제 투여 기한을 제한하는 조항으로 인해 약제 치료 중단율이 높다. 대퇴골 골절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서 적절한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 골절, 노인에 치명적

골절은 골다공증의 가장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이며 삶의 질과 생존율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전신적으로 뼈의 강도가 감소해 가벼운 충격 혹은 전혀 충격 없이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골절은 어느 뼈에나 생길 수 있으나 주로 척추와 고관절의 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넘어질 때 땅에 팔을 짚으면서 손목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노년층은 신체의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하기 때문에 미끄러운 길이나 욕실에서 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골절이 있으면 재골절 위험이 커져 활동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큰 문제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이 남성 21.5%, 여성 14.6%인 만큼 골다공증 골절은 노인에게 치명적인 문제다.

고관절 골절은 뒤로 넘어지거나 옆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대부분 전신 마취 하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급증하는 추세이며, 높은 사망률을 고려할 때 노인에게 암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다. 척추 골절은 주로 압박 골절로 나타나며 척추뼈가 눌리면서 납작해진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기침을 세게 하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특히 척추뼈 골절은 뼈의 압박 변형을 초래하고 척추뼈의 배열에 이상을 가져온다.

이런 경우 척추뼈 주위 인대·근육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게 돼 골절에 의한 급성통증뿐 아니라 뼈가 융합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성적인 흉요추부 통증이 생기게 된다. 손목 골절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인 50~60대에 많이 발생하며,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을 짚으면서 골절이 발생한다. 골절 이후 손 기능 저하·변형, 만성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보충제를 합해 칼슘은 하루 1000~1200㎎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유제품, 멸치, 해조류, 두부, 녹황색 채소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먹는 것을 권장한다. 단백질 음식을 적당하게 섭취하는 것은 칼슘 흡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백질 보충제나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칼슘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햇볕을 쬘 경우 피부에서 자외선을 이용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낸다. 하지만 아무리 야외 활동을 해도 긴팔을 입거나 선크림을 바르면 충분한 비타민 D를 만들 수가 없어 비타민 D 결핍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있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서 비타민 D 농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복용,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나트륨이 소변으로 빠져나갈 때 칼슘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저염으로 식사해야 한다.

50세 이후 건강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빠르게 걷기, 조깅, 계단 오르기, 줄넘기와 같은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가장 좋으며, 주 4~5일, 하루 30분 이상 실시하는 것을 권장한다. 주 2~3회 근력 강화와 매일 균형 훈련을 병행한다면 낙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각자의 몸 상태를 꾸준히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열 건강의학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