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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지방간, BMI<체질량지수>보다 WHR<허리-엉덩이 비율>이 더 정확”

최유진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 연구팀 발표
‘WHR’로 지방간 예측력 입증, BMI 한계 극복
학교·정기 건강검진 포함 시 조기 관리도 기대


소아 지방간을 측정하는 지표로 기존의 BMI(체질량지수)보다는 ‘허리-엉덩이 비율’ 지표가 더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제대 일산백병원은 최유진(사진)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 6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허리-엉덩이 비율(WHR)이 소아·청소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을 예측하는 데 있어 기존 체질량지수(BMI)보다 더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병원 진료를 받은 10~19세 소아·청소년 781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시행했다. 이들은 비만, 체중 증가, 간기능 이상 소견으로 진료를 받았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의 39.6%(309명)가 지방간으로 진단됐다. 남아(51.1%)의 발병률은 여아(23.1%)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연구팀은 남아 0.825, 여아 0.875를 허리-엉덩이 비율의 기준치로 산출했으며, 이 수치를 초과할 경우 지방간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방간 환자 중 BMI가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보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체중과 키의 비율을 계산하는 BMI보다, 복부 지방 분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허리-엉덩이 비율이 지방간 위험 예측에 더 적합함을 시사한다.

실제 임상 사례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 예를 들어 BMI는 정상 범위였지만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넘은 12세 남아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된 반면 BMI는 비만 수준이었으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 이하였던 여아는 지방간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신체 계측만으로도 소아 지방간 위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학교 검진이나 정기 건강검진에서 허리와 엉덩이 둘레를 함께 측정한다면, 소아 지방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기 발견·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가 향후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체계에 반영된다면, 지방간으로 인한 만성 간질환 악화와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악타 바이오메디카(Acta Bio-Medica)’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태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