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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단독 대공수사’ 22개월…“해외 안보수사망 구축할 것” [세상&]

대공수사 전담하는 경찰 해외정보에 갈증
전문가들 “해외정보 수집 쉽지 않을 것”
국정원과의 정보 공유체계 강화가 현실적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후 경찰이 관련 수사를 전담하게 되면서 해외 정보망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공수사를 비롯한 안보 영역이 나라 밖에서의 정보 수집이 중요한데, 경찰의 정보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독자적인 해외망’을 구축해 수사 역량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대공수사를 위한 해외망 구축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보냈다. 경찰은 “국정원의 해외 정보망에 기반한 특수정보 등이 경찰로 원활하게 공유되어야 하고 경찰의 자체적인 해외 역량과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중·장기적으로 주요국 대상 안보수사 관련 자체적인 해외 파견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나아가 경찰은 국정원이 쌓아 온 대공수사 역량과 노하우 계승을 위해 국정원이 갖춘 체계 일체의 완전한 인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국정원이 담당하던 대공수사 영역까지 경찰이 전담하게 된 만큼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위해 보유해 온 인력과 인프라 등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의 안보수사, 해외정보는 ‘깜깜이’

[챗 GPT를 사용해 제작했음]

경찰은 대공수사 포함 범죄치안을 위한 국내정보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경찰이 기존 국정원 몫이었던 대공수사 권한까지 모두 맡게 되면서 해외정보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현재는 국정원이 국외에서 수집한 간첩단 관련 정보를 공유받는 처지다.

박주현 전 경찰수사연구원 안보학과장은 “경찰이 국내 정보활동을 통해 친북 관련된 움직임은 추적할 수 있으나 간첩단 몸통은 해외에 있는데 경찰은 접근 자체가 안 된다”며 “안보수사에서 중요한 정보는 결국 해외파트에서 나오는데, 경찰이 계속해서 국정원에 의존하는 구조는 효율성 측면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외 접선을 통해 국내로 지시를 하달하는 간첩망 특성상 해외정보가 필수적이란 것이다.

경찰이 국정원과 정보 공조 체계를 갖췄다지만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박 전 과장은 “국정원이 블랙요원 신분 보장에 대한 책임을 걸고 자신들의 협력망을 경찰에 공유해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안보수사 특성상 국정원의 협조에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각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주재관과 협력관을 파견한다. 하지만 이들은 주재민 신변보호 업무 목적으로 허가받은 ‘화이트’ 신분이다. 해외정보 수집 활동을 함부로 할 수 없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경찰의 해외정보 활동은 해당국의 주권 침해로 오해를 살 수 있다.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남성욱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교민과 여행자 치안 이상의 경찰 활동은 ‘중국 비밀경찰’처럼 외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국외 첩보망을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10년은 걸릴 것이다. 당장 경찰 파견관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는 수사와 정보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경찰에 해외정보 수집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논란이 뒤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참여연대를 비롯한 권력감시 시민단체에서는 경찰이 현재 쥐고 있는 정보기능조차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입수한 첩보를 경찰에 공유하는 분담 체제를 가꿔나가는 게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본다.

경찰-국정원 협업체계 강화하는 길로 가야

국정원과 공조 체제에 대해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방대한 국내정보를 기반으로 북한 연계 이적단체나 사회 혼란 세력 수사에 특화됐다면 국정원은 해외정보나 특수정보에 기반을 둔 간첩단·지하당 수사에 능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경찰은 대공수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장비와 시스템 등을 완전히 이관받아야 한다고 피력해 왔다. 지난달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 업무가 경찰로 이관된 지 1~2년 지났는데 국정원에서 넘어온 인력이나 장비, 예산이 있느냐”고 묻는 이상식 의원의 질의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아직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대공수사를 위한 경찰과 인적 협력에 대해 서로 논의된 범위 내에서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대공수사 폐지가 확정되고 3년의 유예기간 동안 국정원 인력은 그대로 운용하고 경찰 필요 인력은 자체적으로 증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경찰 안보수사 역량을 보강하는 예산 지원은 적극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경찰의 안보수사 정보활동 예산 결정권을 갖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2023년 이후 경찰 안보수사 분야 정보예산을 매년 꾸준히 증액 편성해 장비 확충 등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