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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남성이 희귀병으로 전신마비가 된 20대 아내를 속여 집을 팔게 한 뒤 돈을 챙겨 잠적했다가 10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SCMP 캡처]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의 한 남성이 희귀병으로 전신마비가 된 20대 아내를 속여 집을 팔게 한 뒤 돈을 챙겨 잠적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장시성에 사는 28세 여성 린(林)의 남편 창(常)은 부인의 재산을 가로채고 5년간 도피하다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 다시 간병하러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여행 가이드로 일하던 린은 2017년 결혼 4년 만에 다리에 마비 증세를 느꼈다. 증상은 빠르게 악화됐고, 의료진은 중추신경계 희귀질환을 진단했다. 이후 린은 전신이 마비돼 스스로 생활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매일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보며 ‘왜 나만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 생각했어요.” 린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편 창은 “치료비를 마련하자”며 아내에게 집을 팔 것을 설득했다. 부부는 100만위안(약 1억9900만원) 상당의 주택을 매각했지만, 창은 현금을 들고 사라졌다.
린은 남편을 배우자 유기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창은 5년 넘게 행방을 감췄고, 2022년 말이 돼서야 경찰에 붙잡혔다. 그가 그동안 어디에 머물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23년 3월 중국 난징시 법원은 창에게 배우자 유기죄로 징역 10개월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는 체포 후에도 “감옥에 있는 게 아내 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낫다”고 말해 여론의 분노를 샀다.
린은 “남편은 책임을 다하기보다 감옥을 택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같은 해 3월 이혼을 허가했다. 현지 검찰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린을 위해 사법 구호금 6만5000위안(약 1295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너무 잔인하다”,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이런 사람이 겨우 10개월형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했고, 또 다른 이는 “평생 간병을 피하기 위한 10개월 감옥살이라면 ‘가성비’가 너무 좋다”고 냉소했다. 일부는 “그 집이 결혼 전 남편 명의였다면 법적으로 문제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질병에 걸린 배우자를 버리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안후이성에서는 결혼 두 달 만에 말기 암에 걸린 아내를 버리고 달아난 남성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여성이 병원에서 1년 만에 사망했을 때 남편은 치료비를 한 푼도 내지 않았고, 아내에게 “이혼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