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범죄단지 밀집지역 ‘여행금지’ 발령
정부 경고에도 멈추지 않는 ‘조회수 경쟁’
정부 경고에도 멈추지 않는 ‘조회수 경쟁’
![]() |
|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의 한국인 대상 사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국내 BJ들이 잇따라 캄보디아로 가서 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BJ로 활동 중인 A씨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캄보디아로 21일 화요일에 출발한다. 오후 7시 (출발) 항공권 예약을 완료했다”며 인증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이번 일정에 자신을 포함해 BJ·유튜버 등 3명이 함께한다면서 “범죄자 소굴 앞에서 엑셀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엑셀 방송’은 BJ들이 시청자 후원에 따라 선정적인 댄스나 포즈 등을 하고 BJ별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면서 후원 경쟁을 유도하는 방송이다. 성 상품화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일부 BJ들은 이를 통해 연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다.
A씨의 캄보디아행 소식에 누리꾼들은 “관심이 자기 목숨보다 중요한가”, “자기 발로 후원금 때문에 갔으니 당해도 관심없다”, “하지 말라는 걸 꼭 역으로 하는 X들이 있다”, “나라에서 조심하라면 좀 자제할 줄도 알아야지”, “이런 사람들은 무슨 일 생겨도 도와주지 말자” 등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A씨는 SNS에 재차 글을 올려 “캄보디아 가는 거 입국 안 된다고 연락받았다”며 “이번에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 때문에 교민 빼고는 (입국이) 힘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 통해 가려고 했는데 전쟁 국가라서 베트남도 안 된다더라”며 “해외 방송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너무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 |
| 한 국내 BJ가 오는 21일 캄보디아 범죄단지 앞에서 엑셀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한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앞서 지난 12일에도 또 다른 BJ B씨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범죄단지인 ‘원구단지’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일었따.
원구단지는 태자단지, 망고단지와 함께 캄보디아 내 3대 범죄단지로 꼽히는 지역으로, 중국계 범죄조직이 불법 사기·감금 행위를 벌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B씨는 “좋은 말로 할 때 한국인을 석방하라”, “한국인만 풀어주면 내가 그냥 돌아갈게”, “강제 감금된 피해자들을 풀어달라”고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였고, 당시 실시간 시청자 수는 2만명을 넘었다. 방송이 계속되자 단지에서 의문의 차량이 나와 A씨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걱정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방송 플랫폼 담당자는 “신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방송을 종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씨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누리꾼들은 당시에도 “위험 지역에서의 방송을 자제해야 한다”며 B씨가 별풍선 등의 수익을 노리고 무모한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
| 12일 캄보디아 원구단지에서 스트리머가 “한국인을 석방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캄보디아에서는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박 모(22)씨가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고문당해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유사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16일 0시부터 깜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수도 프놈펜 등에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정부의 해외 위험도 경보는 ▶1단계(여행유의) ▶2단계(여행자제) ▶3단계(철수권고) ▶4단계(여행금지)로 구분된다. 여행금지 지역을 외교부 장관의 허가 없이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최근 잇따른 온라인 사기를 비롯해 납치와 감금 사건에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18일엔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체포 시한 48시간을 만료를 앞두고 상당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