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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對美로비 재개…마스가 참전

美 로비스트기관 아놀드앤드포터 선임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대미 로비나서
美 MRO 본격 참여…협력 넓혀갈 듯

삼성중공업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참전을 위해 25년 만에 미국 정·관계 대상 로비에 나선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한미 협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최근 워싱턴의 톱티어 로펌 겸 로비스트 기관인 아놀드앤드포터(Arnold & Porter)를 현지 조선 정책 및 규제 동향 대응 창구로 신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중공업이 미국 정·관계 대상 로비스트를 선임한 것은 25년 만이며,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조선소 인수나 진출을 적극 검토해온 다른 국내 조선사들과 달리, 그동안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로비스트 선임으로 급변하는 현지 정책·입법 환경에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하게 될 전망이다.

20일 미 상원에 제출된 로비공개법(LDA·Lobbying Disclosure Act)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톱티어 로펌이자 로비스트 활동을 하는 아놀드앤드포터와 ‘조선업 관련 현안(Issues related to shipbuilding)’을 주제로 한 로비 계약을 체결했다.

아놀드앤드포터는 미국 내 주요 다국적 기업의 법률 및 대정부 자문을 맡아온 대형 로펌으로, 삼성전자 한국 본사 및 미국법인과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 관세·무역정책 등과 관련해 효성중공업, 현대제철, 포스코, 포스코홀딩스 등 다수 한국 대기업의 대미(對美) 로비 활동을 맡아온 경력도 있다.

이번 계약 담당 로비스트로는 케빈 오닐, 론 카인드, 케이틀린 코발코스키, 앨리슨 야러스, 마크 에플리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전자 본사의 로비를 맡기도 한 케빈 오닐은 워싱턴 정가에서 25년 넘게 활동해왔으며 아놀드앤드포터의 입법·공공정책 그룹을 이끌었던 인물로, 현지 법률평가기관과 정치 전문 언론으로부터 여러 차례 ‘최고 로비스트’로 선정된 베테랑이다.

또 함께 이름을 올린 론 카인드는 1997년부터 2023년까지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한 전직 의원 출신 로비스트로, 정계 네트워크와 의회 내 입법 라인을 연결할 역량을 충분히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외에 마크 에플리는 전 미 하원의장실 법률고문 출신으로, 의회조사·위기관리 분야에서 20년 경력을 가진 워싱턴의 입법·감사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이 대미 로비를 본격 재개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상원 내역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999~2000년 무렵에는 ‘defense appropriations(국방 예산 배정)’을 명목으로 워싱턴 기반 법률사무소·로비스트와 계약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후 20여년간 별도 등록은 없었는데, 최근 한미 간 조선·방산 협력 논의가 확대되면서 다시금 대미 행보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국내 ‘빅3’로 꼽히는 다른 조선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된 추진 내용이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화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미국 현지 조선소(필리십야드)를 인수했고, HD현대 또한 인수 검토 및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삼성중공업은 별도 현지 법인은 따로 두지 않았으며, 로비스트 선임을 통해 정책·규제 현황 파악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에 속도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시장 내 MRO(함정 유지·보수·정비) 협력 확대도 예상된다. 회사 측은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 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한 바 있다.

비거 마린 그룹은 MRO 전문 조선사로, 삼성중공업은 해당 협약에 따라 미 해군·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상선과 특수선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파트너 조선소를 추가 확보해 공동 건조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