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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오늘 첫 여성 日총리로 선출…“경주 APEC 참석”

중의원 1차 투표서 판가름 날 수도…‘강경보수’ 유신회와 연정
2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국회의사당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웃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21일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다. 오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대외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제219회 임시국회에서 치러지는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잇는 새 총리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된다.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이 확정되면 그는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초대 총리를 맡은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104대 총리가 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과 각료 인증식을 마친 뒤 이날 밤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시킨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당권을 잡은 그는 26년간 자민당과 협력 관계를 유지한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위기를 맞았으나,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새로운 연정을 수립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이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투표를 우선시한다. 중의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에서는 과반 확보가 필요 조건이 아니며 단순히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총리로 선출된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중의원 의석수는 각각 196석, 35석이다. 과반인 233석에는 2석 부족하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 4명가량이 다카이치 총재에게 투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 1차 투표에서 결과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원 활약’, ‘전 세대 총력 결집’을 내건 정권 운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이 이번에는 전원 내각에 등용되는 이례적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맡는 관방장관에는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각각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각료로 등용할 계획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방위상, 하야시 장관은 총무상으로 임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 후,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교도통신]

다카이치 총재를 선거 당시 지원했던 기카와다 히토시 의원도 입각시킬 방침이다. 새로 신설되는 장관직으로 외국인 정책을 총괄하는 담당상을 둘 예정이다. 오랫동안 공명당 의원이 맡아온 국토교통상의 인사도 주목된다.

연립 파트너인 유신회 인사는 각료를 기용하지 않는다. 유신회는 ‘각외 협력’에 머무르되, 총리보좌관에만 일본유신회의 엔도 다카시 국회대책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엔도 국회대책위원장은 다카이치 총리와 유신회 사이의 ‘정책 교섭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러한 형태의 ‘각외 협력’은 정권 운영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협력 관계도 약할 수밖에 없다. 양당이 합의하지 않은 사안이 부상하고 이에 대한 견해차가 커지면 유신회가 정부나 자민당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관측했다.

교도통신은 “젊은 층과 여성을 적극적으로 각료로 발탁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을 각료로 뽑을지도 초점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당이 중도 보수 성향 공명당과 결별하고 강경 보수 성향 유신회와 손잡으면서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정책은 보수색이 선명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재는 총리 취임 이후 고물가 대책 수립에 나서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외교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한일 외교 당국이 일본 총리의 APEC 참석 일정과 형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31일 APEC 정상회의 개막까지 남은 일정이 촉박한 만큼 ‘2박 3일 방한’이란 윤곽만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취임한 후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