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비과세 축소 ‘기로’
3% 예금서 90만원 벌면 7만원 수익 줄어
농어촌 지원 재원 축소 ‘직격탄’ 우려도
3% 예금서 90만원 벌면 7만원 수익 줄어
농어촌 지원 재원 축소 ‘직격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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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노후 자금 잃을까 봐 투자는 엄두도 못 내는데 연말 만기 예탁금은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은퇴자 재테크 커뮤니티 글)”
연말 만기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지역농협·새마을금고 등에 노후 자금을 넣었던 은퇴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사실상 비과세나 다름없었던 상호금융 예금에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고령층의 재테크 선택지가 한층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비과세 혜택이 축소될 경우 단순한 예금 이탈을 넘어 농어업인과 지역을 뒷받침해온 경제적 지원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호금융 비과세 축소 우려에 ‘머니무브’ 조짐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신협·새마을금고와 농협·수협·산림조합 등이 포함된 상호금융권 총수신 잔액은 930조7411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4465억원 늘었다. 다만 월별 수신 증가폭은 하반기 들어 둔화되는 추세다. 특히 상호금융의 비과세 혜택 축소를 담은 내년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월별 증가폭은 3월 7조7871억원에서 7월 1조2678억원으로 1조원대로 축소됐다.
상호금융 예금은 그동안 1.4%의 농어촌특별세만 부과돼 사실상 비과세나 다름없었던 대표적인 절세 통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비과세 혜택이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총급여 5000만원 이상 준조합원에게 5%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2027년에는 9%까지 세율이 오를 예정이다. 주요 이용층인 65세 이상 고령자 입장에선 내년부터 비과세 종합저축에 이어 또 하나의 절세 통장을 잃게 되는 셈이다.
현재 연 3% 예금 금리 기준 3000만원을 시중은행에 맡기면 연간 13만8600원(이자소득세 15.4%)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상호금융에서는 농어촌특별세(1.4%) 명목으로 1만2600원만 부담하면 된다. 내년부터 상호금융 준조합원 중 총 급여 5000만원 이상인 대상자는 5%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면서 4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2027년에는 9%까지 세율이 오르면서 8만1000원까지 증가한다. 같은 돈을 넣고도 이자가 6만8400원이나 줄어든다.
고령층 “재테크 선택지 좁아져” 발동동
은퇴자들이 모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부자들 특혜 축소로 포장됐다”며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고소득층 절세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논리를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은퇴자·고령층이 노후자금이나 퇴직금을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23년 말 신협중앙회의 전체 예금 거래계좌수 기준 연령대 비중을 살펴봐도 60대(23.8%)와 70대 이상(21.8%)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또 하방경직성이 강한 연봉 특성을 고려하면 5000만원을 고소득자로 보는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에 취직한 대졸 정규직 사원의 초임(初賃)이 2023년 처음으로 연간 5000만원(5001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정적 투자처가 중요한데 5000만원 소득자를 고소득층으로 보고 혜택을 축소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비과세 축소 여파, 조합 환원 재원 ‘직격탄’”
상호금융업계에선 비과세혜택이 축소되면 단순히 예금 이탈에서 그치지 않고 농어업인·서민의 경제적 지원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합이 조합원에게 배당하거나 농어민·어업인을 위해 사용하는 지도사업비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협은 지난해 조합원에게 31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어촌 소득증대 사업 개발 등 각종 지원사업에 492억원의 지도사업비를 집행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상호금융 수신이 줄어 예대마진 수익이 감소하면 조합원에게 환원되는 재원 역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역 점포를 잇따라 폐점하는 상황에서 지방 소도시에 기반한 조합과 금고들은 중앙회 지원에 의존해 가까스로 점포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 금융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기보다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과세 연장 갈림길에 선 상호금융…정부·국회·민심 셈법 복잡
올해 말 일몰을 앞둔 비과세 혜택의 연장 여부는 국정감사 이후 연말 국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그간 상호금융 예탁금 비과세 제도는 1976년 도입된 이후 매번 일몰 시점마다 축소가 추진됐으나 국회 반대에 막혀 연장돼 왔다. 가장 최근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일몰기한을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관측도 있다. 한 상호금융기관 관계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세율에 차등을 둔 개정안으로 시행을 구체화했고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산 증식에 정책 초점을 맞추면서 대출 중심의 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민심을 의식해 결국 연장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