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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감찰기구 수장 후보, ‘인종차별’ 메시지에 결국 낙마

폴 잉글래시아, 청문회 이틀 앞 자진사퇴…공화당도 외면한 트럼프 인사
“마틴 루서 킹 기념일 지옥으로” 등 메시지 공개에 여당서도 반대 목소리
폴 잉글래시아 미국 특별조사국(OSC) 국장 후보자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정부 공직자 감찰기구인 특별조사국(OSC) 국장 후보로 지명한 인사가 과거 인종차별적 채팅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결국 낙마했다.

문제의 인물은 폴 잉글래시아(Pol Ingrassia)로,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상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21일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잉글래시아 후보자는 이날 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는 목요일 상원 국토안보·정부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불행하게도 현시점에서 충분한 공화당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압도적인 지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를 위해 계속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그는 더 이상 후보자가 아니다”라며 사퇴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 가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잉글래시아는 지난해 1월 공화당 관계자 등과 주고받은 채팅에서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MLK) 목사를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MLK 주니어는 1960년대의 조지 플로이드와 같다. 그의 기념일은 폐지되고 그가 속해야 할 7번째 지옥으로 던져져야 한다”고 썼다. 또 흑인을 비하하는 이탈리아어 표현을 사용하며 “흑인을 위한 기념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잉글래시아는 다른 메시지에서 “가끔 내 안의 나치 성향을 인정한다”고 말했고,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인도계 비벡 라마스와미를 언급하며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절대 믿지 말라”고 적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당시 채팅에 참여했던 2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중 한 명이 전체 대화 내용을 보관하고 있었으며 메시지를 보낸 사람의 전화번호가 잉글래시아 후보자와 일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잉글래시아 측 변호인은 “메시지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익명 뒤에 숨은 일부 인사들이 후보자를 해치기 위한 비열한 개인적 의도를 실행 중”이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은 기자들에게 “그는 인준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릭 스콧(플로리다), 론 존슨(위스콘신) 등 공화당 의원들도 인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연방 주요 직위 후보자의 낙마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맷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자, 에드 마틴 주니어 워싱턴DC 연방검사장 후보자 등이 청문회 전후로 잇따라 낙마했다.

한편 OSC는 공직자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 연방 기관으로, 현재는 국장 공석 상태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