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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사용자·노동쟁의 범위, 파업 만능주의 유발 우려”

헤럴드·대륙아주 노동·안전법제포럼
임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강연
“노란봉투범, 노동자 이득 될지 고민해야”
“사회·경제적 비용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주최 ‘중대재해예방 노동·안전법제포럼’ 10월 초청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빠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사회 변혁을 이끄는 사례가 아닌 노동자들의 희망고문으로 남을 수 있어 우려가 됩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노동·안전법제포럼’에서 “법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성과 더불어 안정성을 갖춰야 잘 지켜지고 유지될 수 있는데,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방적으로 추진된 법안은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불법파업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에 나선 임 의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경기본부 상임부의장, 경기본부 여성위원장,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16년 국회에 입성한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21·22대 총선에서는 경북 상주·문경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임 의원은 20·21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아 노동 문제 해소에 앞장섰고, 22대 국회에서는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됐다. 지난 7월에는 국회 첫 여성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내년 3월 10일로 확정된 노란봉투법의 시행에 앞서 임 의원은 기업들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로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원·하청 관계 리스크 ▷노동조합(노조) 가입 범위 확대 대응 ▷노동쟁의 범위 확장에 따른 경영 의사결정 리스크 ▷손해배상 청구 제한 및 면제제도의 변화 ▷기업 내부 규정·정책 정비 등을 꼽았다.

임 의원은 가장 먼저 사용자 범위 확대가 야기할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기존 노조법 2조 2호에서는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로 한정했으나, 이번 개정안은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설정하며 사용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 의원은 “‘실질적·구체적 지배 및 영향’이라는 부분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으로, 원청사업주에게 노조법상 규정된 사용자 의무를 모두 부과하는 것은 현행 노조법 체계와 충돌해 현장의 불안정과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자 범위 확대’는 노란봉투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직전까지 여야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 바 있다. 경제계에서도 “사용자 범위 만큼은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는 수차례에 걸쳐 성명을 내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되고,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임 의원은 노란봉투법이 ‘근로자가 아닌 자’를 노조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대한 것에 대해서도 “결국 노사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의원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자칫 근로자가 아닌 자도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고, 노조법상 특별한 보호·혜택 등을 누리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법적 구제절차에 따라 해결해야 할 권리분쟁사안을 쟁의행위를 통해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노사 갈등비용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쟁의행위를 발생하게 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란봉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라며 “노조의 행위라면 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 및 개선 등과 무관한 것까지 모두 포함돼 사용자의 재산권 등이 과도하게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면제하거나 제한하도록 하는 조항에 관해서도 그는 “노조법상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가해자인 노동자인 노조의 불법행위책임에 제한을 둬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원칙과 충돌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더 보호해, 형평성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경제계에서도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노사 간 원활한 협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까지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단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과제를 떠안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 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만으로는 해법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산업계와 경제계의 호소는 여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기 직전까지 이어진 바 있다”며 “교섭 대상자가 될 사용자의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 측에서 대응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짜야하는 어려움에 놓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