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석 광주대학교 도시재생부동산대학원 교수
![]() |
| 이문석 광주대학교 도시재생부동산대학원 교수 |
광주광역시의 캐치프레이즈는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다. 이 슬로건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시민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안겨주겠다는 광주시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 2조5000억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전에서 광주가 아닌 해남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현실은, 우리가 과연 ‘기회도시’로 나아가고 있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LPGA 대회 유치와 글로벌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유치설로 연이어 주목받는 해남의 ‘전략적 움직임’과 대비되는 광주의 모습은 더욱 뼈아프다. 해남은 기업의 눈높이에서 ‘경제적 실리’를 잡기 위한 치밀한 기획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물론 강기정 시장과 공직자들도 밤잠을 설쳐가며 사업유치에 혼신을 기울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에 광주는 충격에 빠졌다. 광주가 ‘대선 공약’이라는 정치적 명분에만 안주하며 ‘내일의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이번 실패를 통해 ‘기회도시’ 광주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대선 공약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점이다. 광주시는 AI 집적단지라는 기성 인프라만 믿고, 기업이 원하는 최소 비용과 최대 이익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맞춤형 전략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부지 가격, 대규모 전력 및 RE100 경쟁력 등 기업의 선택 기준에 대한 대응은 결과적으로 해남보다 미흡했다. ‘내일이 빛나는’ 도시가 되려면, 눈앞의 ‘기회’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
둘째. 절실함이 더 필요했다.
해남은 골프대회 유치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역을 전국에 알리고 전략적으로 노출시켰다. 광주시는 이 엄청난 ‘기회’를 잡기 위해 정치권, 공직사회, 시민사회가 하나 되어 움직이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결과에서 쓴잔을 마셨다. 광주 발전을 위한 큰 기회보다 정치적 셈법과 개인적 이해관계가 우선했다면, ‘기회도시’라는 슬로건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셋째.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결국 헛구호에 그쳤고, 광주시도 결국 뒷통수를 맞았다. 대형국책사업이 지역안배 없이 대기업의 이윤추구 수단으로 활용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결국 광주시민들은 “선거에만 이용당했고 결국에는 호구가 됐다”는 자책감과 배신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공직자들도 더욱 분발해야 한다. 핵심 현안에 대해 명쾌한 논리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결국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일이 틀어진 후 ‘억울함’과 ‘읍소’를 해봐도 이미 버스떠난 뒤다. ‘기회도시광주’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리더십 못지 않게 중요한게 소통능력이다. ‘내일이 빛나기’ 위해서는 오늘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AI컴퓨팅센터 광주유치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광주와 한뿌리인 전남으로 갔다는 점이다. 이젠 다시 힘을 내야 한다. ‘기회도시 광주’의 빛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이번 유치 실패는 단순히 하나의 사업을 놓친 것을 넘어, 광주가 미래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다. 우리는 여기서 좌절할 것이 아니라, 이 실패를 자양분 삼아 ‘기회도시’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
광주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시장과 지역 일꾼을 자처하는 국회의원 등은 이번 기회 상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반성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광주는 여전히 풍부한 인재와 잠재력을 가진 도시다. 이번 실패를 ‘기회도시’를 향한 뼈아픈 각성의 계기로 삼아, 광주가 진정으로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두의 힘과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