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 무산 후 자체 쇄신·개편 본격화
금융상품 생애주기 전반 ‘사전예방’ 감독 강화
제재·약관심사·분쟁처리 등 업무 프로세스 혁신
“연말까지 개선과제 도출…조직개편안 확정”
금융상품 생애주기 전반 ‘사전예방’ 감독 강화
제재·약관심사·분쟁처리 등 업무 프로세스 혁신
“연말까지 개선과제 도출…조직개편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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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금융감독원의 조직 재정비에 대한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사고 발생 후 피해구제’ 중심에서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로 감독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하고 이를 위해 조직을 다시 꾸리기로 했다. 특히 제재·약관심사·분쟁처리 등 금감원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를 통해 소비자보호 중심의 조직 전면 재설계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감원이 보유한 모든 기능이 금융소비자보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전면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전환하는 전면적인 쇄신 노력을 시작했다”며 “올 연말까지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 운영을 통해 금융상품 생애주기에 걸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 과제를 조속히 발굴·개선하겠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직 재설계는 정부 주도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무산된 이후 자체적인 쇄신 노력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스스로 추진하는 것이다.
당초 당정은 금감원을 금감원-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이원화하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했으나 지난달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조직 분리 위기에서 벗어난 금감원은 지난달 말 ‘금융소비자보호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소비자보호 완수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했다. 기존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태스크포스(TF)’도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으로 확대·개편했다. 자체적인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사전예방적 보호 체계’ 패러다임 전환
금감원이 제시한 조직 재설계의 핵심은 감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다. 그간 사고 후 피해구제에 치중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예방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금융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감독 체계를 마련한다. 금융상품을 제조·설계하는 단계부터 심사·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보호 관점의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상품 심사 강화, 판매규제 개선, 감독 강화 방안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험업권의 경우 상품 개발·심사·판매·보험금 지급 등 생애주기 단계별로 내부통제를 집중 점검한다. 보험회사가 단기 매출이나 수익성에만 치중하지 않도록 전반의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은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소비자보호 기능의 공공성·투명성 제고 ▷고객만족형 감독·검사서비스 제공을 3대 핵심 추진 과제로 설정하고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제재·약관·분쟁 프로세스, 소비자보호 중심으로
이번 조직 재설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감원의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전면 혁신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제재·약관심사·분쟁처리 등 주요 업무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재설계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낸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우선 제재 부문에서는 기계적이고 경직적인 관행을 개선한다. 단순 사항에 대한 형식적인 과태료 부과를 지양하고 부과기준을 정비해 금전제재의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지속되는 위반행위에 대한 과태료 제재양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합리적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약관심사 분야에서는 이미 전 보험사가 타사의 보험상품 신고결과와 신고수리·변경권고 사유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약관심사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보험사가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보호 기준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분쟁처리 인프라도 대폭 강화한다. 금감원은 그간 분쟁처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캐피탈·전자금융업권에 분쟁유형별 표준회신문을 마련하고 ‘찾아가는 분쟁조정 간담회’를 여는 등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를 저축은행·상호금융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민원조사 전담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을 통해서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인지했을 때 신속한 현장점검과 조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을 통해 도출된 개선과제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구체적인 조직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