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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 日 무찌른 청산리 대첩에 체코도 도왔다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전 105주년,
한·체코 수교 35주년 국제학술회의
이회영기념관 ‘한국 독립운동과 체코군단’

청산리대첩 역사기록화 [출처=문화콘텐츠닷컴]

홍범도장군배 전국사격대회[출처=대구광역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이회영기념관은 청산리 대첩 전승 105주년 기념일인 10월 25일(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한국 독립운동과 체코군단’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주한 체코공화국대사관, 국회의원 정동영, 국회의원 김용만, 사단법인 우당 이회영기념사업회 공동 주최, 이회영기념관 주관, 서울특별시 후원으로 열리는 이 국제학술회의는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전 105주년과 대한민국·체코공화국 수교 35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됐다.

이번 학술회의는 1918~1920년 시베리아와 연해주 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체코 군단이 조우하여 봉오동 청산리 승전을 이끌어내는 씨앗이 되었던 한국 독립운동과 국제 연대의 역사를 처음 조명하는 학술회의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선포한 독립전쟁 원년인 1920년,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에서 사용된 무기 상당수는 시베리아를 횡단중이던 체코 군단을 통해 유입되었는데 당시 무기 획득과 이를 위한 교류 상황은 105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제대로 파헤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체코 측 견해를 학술 등 전문가들이 검토한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다. 이는 광복 뒤 체코슬라바키아와 어떤 교류도 할 수 없는 냉전 상황이 전개되었고 그에 따라 ‘체코 무기’는 희미한 전설로만 떠돌다가 이를 경험한 세대(독립군)가 세상을 떠나면서 멸실되다시피했다.

체코는 수도 프라하에 체코 군단을 기리는 체코군단공동체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고 전문가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미칼 락 박사(Dr. Michal Rak, Ph.D.)도 이 체코군단 공동체 소속이다.

이회영기념관은 봉오동 청산리 대첩 100주년이었던 2020년 체코군단공동체를 방문하여 당시 사용했던 무기, 곧 우리 독립군들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무기를 대여해와서 지금까지 전시를 하고 있다.

기념관측은 국권 상실 뒤 나라를 되찾고자 할 때 시베리아에서 우리 독립군을 지원한 체코 군단은 우리 겨레붙이 독립투쟁의 진정한 벗이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체코 교류 역사의 씨앗은 이때 싹이 터올랐다. 비록 105년 만이지만 이번 학술회의는 이를 생생하게 확인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이회영기념관은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한국 독립운동의 국제 연대와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현재 시각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을 맡은 이반 얀차렉(H.E. Ivan Jancarek) 주한체코공화국 대사는 “한국과 체코의 만남은 총기와 물자 교환을 넘어 자유·독립·민주주의를 향한 국제 연대의 상징이었다”며, 두 나라가 식민지 지배와 억압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한 역사적 유사성을 짚어보고, 과거의 교류가 오늘날 양국의 협력 관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다.

윤상원 전북대학교 교수는 ‘한국 독립군과 체코군단의 조우’를 주제로, 1918년 체코군단의 봉기와 시베리아 철도 장악, 연해주 지역에서의 일본군 개입이 한인 무장세력의 노선 선택과 연합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다. 그는 시베리아 내전기, 한인 무장세력 중 볼셰비키(적군)에 합류한 ‘한인사회당 적위군’, 반(反)볼셰비키 백군 세력과 협력한 ‘전로한족회’ 등 복잡한 정치·군사적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특히 수찬(Сучан, 水淸) 지역의 사례 등을 통해 한인사회당 적위군이 체코 군단·일본군·백군 세력 사이에서 어떤 방식으로 교섭하고 전투를 벌였는지를 살펴보며, 독립운동이 단순히 민족 내부의 투쟁이 아니라 당시 러시아 내전이라는 국제정세 속에서 전개된 다층적 항일전쟁이었음을 밝힌다.

체코슬로바키아 군단 공동체(eskoslovensk obeclegionsk/Czechoslovak Legionaries Association)의 미칼 락(Michal Rak) 박사는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군단과 한국’을 주제로, 러시아 내전기의 체코군단 활동과 시베리아 횡단, 이 과정에서 한국인과의 접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체코 측 관점에서 고찰한다.

특히 체코군단의 공식 신문과 병사들 회고록에 나타난 한국인에 대한 인식 변화, 일본 측 문서에 등장하는 “체코슬로바키아 병사들이 한국인과 러시아인에게 무기를 넘기고 있다”는 보고 내용과 당시 정황을 토대로 ‘무기 전달’의 실재 가능성을 밝힌다.

아울러 미칼 락 박사는 이회영기념관 고문 조광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안내로 고려대를 방문하여 ‘한국전쟁과 체코슬로바키아’를 주제로 강연하는 등 교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10월24일 16:30, 고려대문과대 서관 222A호)

지정토론자로 참여하는 문일웅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는 동아시아 독립운동사 속에서 체코군단과 한국 독립운동의 연대를 어떻게 재조명할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학술회의는 한·체코 양국의 역사학자와 국회의원, 시민이 함께하는 열린 토론의 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체코 군단 무기 전시회(2021)와 이번 학술회의를 기획한 서해성 이회영기념관 감독은 “조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남쪽으로 향한 한국독립군과 자기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쪽으로 가던 체코 군단이 조우한 역사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국제 연대는 봉오동과 청산리 전역 승전의 씨앗이 되었다”면서 “이는 우리 겨레 역사에 빛나는 독립투쟁사이면서 동시에 한국 체코 관계의 출발점이자 미래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종걸 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국제 연대의 역사가 있다”면서 “한국 독립운동사 속에 숨어 있는 명장면을 만나고 새로 탐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