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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너 감귤이지?’ 의정갈등 의대생 ‘마음의 병’ 10배까지 폭증 [세상&]

‘국립대 의대 교내 심리상담센터 이용 현황’ 보니
지난해 10곳 중 8곳 이용률 ↑…강원대는 10배
의대생들 “대인관계·정서·학습 및 진로 등 고민”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김용재 기자]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의 마음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극에 달하자, 지난해 교내 심리상담을 받은 의대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인간관계, 정서, 학업과 진로 등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국립대 의대 10곳 중 8곳, 작년 심리상담센터 이용률 ↑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립대 의대 10곳 중 8곳에서 재학생 교내 심리상담센터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이용률이 오른 곳은 강원대 의대였다. 2023년 10.07%였던 이용률은 의정갈등이 극심했던 지난해 101.49%까지 10배 이상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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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는 ▷제주대 의대(2023년 11.9%→2024년 71.88%) ▷경상국립대 의대(30.06%→98.25%) ▷전북대 의대(2.53%→7.98%) ▷전남대 의대(7.43%→20.6%) 순으로 이용률이 증가했다. 또 ▷경북대 의대(2.0%→4.73%) ▷부산대 의대(8.38%→20.0%) ▷서울대 의대(10.32%→17.07%) 등에서도 이용률이 상승했다.

다만 이용률이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던 의대도 있었다. 충북대 의대는 2023년·2024년 모두 이용률이 0.68%로 변화가 없었다. 충남대 의대의 경우 2023년 14.68%→2024년 9.24%로 오히려 감소했다.

작년 의대 재학생들, 수업 방해·조롱 표현에 ‘마음의 병’ 토로

의대 재학생들이 교내 심리상담센터를 통해 상담받은 내용은 주로 ▷대인관계 ▷정서 ▷학업 및 진로 등에 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7월 의대생 단체가 복귀를 선언하기 전까지 전국 대부분의 의대에선 ‘복귀파’와 ‘미복귀파’ 학생 간의 갈등이 계속됐다.

특히 복귀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수업 거부를 강요하는 ‘미복귀파’들의 괴롭힘에 복귀한 의대생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학교로 돌아간 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감귤’ 등의 표현으로 조롱하고 수업 거부를 종용하는 일이 빈번했다. 먼저 학교로 복귀한 학생들은 ‘동료들의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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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복귀한 의대생들은 선배 등 학생들 사이의 관계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의대생 A씨는 “작년에 복학을 해서 학교를 다녔는데 선배들이 단톡에 초대해 공지사항을 자꾸 보내면서 수업 거부할 것을 압박했다”면서 “불안감이 커졌고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국립대 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 B씨는 “작년 학사경고 대상자 면담 이후 ‘내 미래는 결국 내가 책임지게 될텐데 어떻게 되는 걸까’ 고민이 깊었지만 당시엔 친한 동기들한테도 속마음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으려고 상담센터를 몰래 여러 번 갔다”고 하소연했다.

‘의대생 전원 복귀’ 의정갈등 완화에 학생 갈등 봉합될까

올해 들어선 의대 상담센터를 방문한 학생들이 다소 줄어들었다. 2025년 8월 기준으로 올해 이용률은 낮게는 0.4%(전북대 의대), 많게는 28.57%(강원대 의대)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부터 정부와 의대생 간의 대화 물꼬가 트였고, 경찰이 수업 불참과 휴학 등을 강요한 의대생들을 구속수사하면서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이 누그러졌다는 분석이다. 각 의과대학은 이런 영향으로 올해 심리센터 이용률이 올해 들어선 다시 줄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상담센터에 가고 싶어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대생 C씨는 “그동안 밀렸던 수업을 듣고 내용 따라가기도 벅차서 도무지 (상담센터에) 갈 겨를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답답하고 힘든 게 많은데 일단 공부라는 급한 불을 꺼야 하니 내 안에 꾹꾹 스트레스를 눌러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게 언제 터질지 모르겠다. 상담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상황 자체 역시 스트레스가 된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별로 학생들 사이 갈등 예방과 보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상당수 의대는 교내에 학생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대 의대 홈페이지에 나온 ‘의대·의전원생 위기·상담 핫라인 안내’. [강원대 의대 홈페이지 캡처]

앞서 교육부는 의대별로 학생들 사이 갈등 예방과 보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의대는 교내에 학생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정성국 의원은 “의정갈등 장기화의 여파로 의대 학사파행, 학생 간 갈등이 빚어져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대생들이 하루빨리 정서를 치유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개별 학교가 심리·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대생들의 심리·정서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전국 의대생 정신건강 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