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제제, 본인부담금 월 8500→2만2800원 2.7배 상승
은행잎추출물, 임상근거·경제성 앞세워 대안으로 급부상
9월 21∼10월 18일 4주간 은행잎 37%↑ vs 콜린 9%↓
은행잎추출물, 임상근거·경제성 앞세워 대안으로 급부상
9월 21∼10월 18일 4주간 은행잎 37%↑ vs 콜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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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유비스트, 2025년 10.월> |
국내 뇌기능개선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가 선별급여 적용이 시행되자마자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졌던 은행잎추출물과 콜린의 처방 건수가 역전됐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콜린에 대한 선별급여가 적용된 9월 22일을 기점으로 전후 1개월 간 급격한 변화가 확인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데이터로 9월 21일부터 10월 18일까지 4주간 병·의원에서 처방된 은행잎추출물은 15만7266건으로 집계됐다. 콜린 처방 13만1781건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조사기간 중의 명절연휴를 감안해 일간 처방전 건수를 비교해보면 콜린은 선별급여 적용 전 4주간 하루 평균 처방건수가 8730건에서 선별급여 직후 7916건으로 9% 가량 감소했다. 반면, 은행잎제제는 7169건에서 9798건으로 37%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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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린제제 선별급여로 인해 주목받는 은행잎추출물 성분의 제제들. SK케미칼 ‘기넥신(왼쪽부터)’, 유유제약 ‘타나민’, 일동제약 ‘써큐록신’ [각사 제공] |
경도인지장애 치료로 널리 쓰여온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처방건수를 선별급여 1개월 만에 은행잎추출물이 처음 뛰어 넘은 것. 처방건수는 환자가 병·의원에서 질환에 대해 발행된 처방전 수를 집계해 산정한다. 품목에 따라 복용되는 1일 복용량, 가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얼마나 더 많이 약을 사용했는지 볼 수 있는 정확한 지표다.
이번 변동의 배경은 ‘선별급여’ 시행이다. 9월 21일부터 경도인지장애 환자 등 치매 진단 이전단계에서는 콜린제제의 본인부담률이 기존 30%에서 80%로 대폭 높아졌다. 콜린제제 복용 기준으로 본인부담금은 대략 월 8500원대에서 2만2800원 수준으로 2.7배 정도 늘어난다.
이 조치는 2017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콜린의 효능 논란에서 비롯됐다. 2020년 보건복지부가 선별급여를 고시했으나 제약사들의 소송으로 효력이 정지돼 왔다. 5년 가까운 법정공방 끝에 지난 9월 법원이 제약사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결국 제도가 시행됐다. 업계의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환자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효과에 대한 근거 부족으로 급여가 삭감된 콜린과 달리 은행잎에 대한 새로운 임상근거가 확인된 것도 역전의 요인. 최근 순천향대 양영순 교수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은행잎추출물이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β(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 응집(올리고머화)을 억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비투여 환자군에서는 치매로 진행된 사례가 나타난 반면, 은행잎을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기억력저하 같은 증상을 일시 완화하는 기전을 지닌 콜린제제와 달리 은행잎추출물은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β-아밀로이드 ‘올리고머화 과정’을 억제한다 근거가 나오면서 의료계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나타난 증상을 일시 개선해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관리하는 것을 넘어 병이 진행되는 근본경로에 직접 개입해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형태로 치료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한다. 약가에 민감한 초기 환자군에서 은행잎으로 교체가 본격화하면 콜린의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초기 인지저하 환자에게는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약제가 필요하다. 합리적 비용과 국제적으로 검증된 임상근거를 고려할 때 은행잎제제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병원과 약국가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콜린은 전문의약품으로 약에 대한 처방은 병·의원에서 이뤄지지만, 환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곳은 약국이다.
때문에 선별급여 시행 초기 약국가에서는 약값이 3배 가까이 오른 것에 대해 환자가 약국에 항의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이에 일부 병원에서는 콜린의 약제비가 조정됐다는 안내문을 붙이는 상황이다.
급여삭감 첫주 처방건수의 역전은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향후 시장재편의 신호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콜린이 오래 처방돼왔기 때문에 선별급여가 시행되더라도 급격한 교체처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향후 1~3개월간 데이터가 누적되면 변화추세가 확인될 것”이라 했다.
조문술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