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자 지연·저수익 구조 반복 우려
“과거에도 정부 자금 1조원 묶여…민간 유인책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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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넷플릭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표 콘텐츠 산업 정책인 ‘K-콘텐츠 펀드 출자사업’의 내년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민간 출자 지연과 저수익 구조가 반복되면 산업 활성화에 실패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문화부 K-콘텐츠 펀드 출자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K-콘텐츠 펀드 예산은 올해보다 1700억원(57.6%) 늘어난 4650억원으로 편성됐다. 콘텐츠산업 진흥 환경 조성 사업 전체 예산(5750억원)도 전년 대비 38.3% 증가했다.
‘K-콘텐츠 300조원 시대’를 목표로 이재명 정부가 게임·영화·웹툰 등 콘텐츠 분야에 정책금융 성격의 펀드 투자를 대폭 늘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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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산 확대가 곧 산업 활성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K-콘텐츠 펀드는 정부가 모태펀드 계정(문화·영화 등)에 먼저 출자하고, 이후 민간이 일정 비율을 매칭해 자펀드를 결성하는 구조다. 하지만 그동안 민간 출자가 제때 따라붙지 않아 펀드 결성이 늦어지고, 정부 출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사례가 반복돼왔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돈만 쌓이고 현장에 안 풀려”…민간 매칭 부진 ‘고질병’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6년 누적 정부 출자액은 1조8975억원, 민간 출자액은 7468억원으로, 정부 비율이 절반을 넘는 56%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1조원 규모의 정부 자금이 자금 결성 지연으로 실제 투자에 쓰이지 못한 채 유휴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상 집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민간이 매칭하지 않으면 펀드가 출범하지 못해 산업 현장에는 돈이 돌지 않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내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산업은 수익 예측이 어렵고 회수 기간이 길어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도 ‘고위험·저수익’ 분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자금이 늘어나도 민간이 참여하지 않으면 ‘정책효과 없는 확장재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저수익·투자 편중도 한계…“민간 유인책 필요”
보고서는 과거 펀드 운용 성과도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모태펀드 문화계정의 투자 대비 수익배수는 0.90배, 영화계정은 0.88배로, 전체 평균(1.27배)에 못 미쳤다. 청산된 펀드의 연평균 내부수익률(IRR)은 문화계정 8.1%, 영화계정 2.5%로 집계됐다.
또 문화계정 펀드의 평균 주목적 투자비율은 61%로, 정부 목표(70%)에 미달했다. 당초 정부가 지원하려던 핵심 콘텐츠 영역보다 비핵심 분야 투자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예산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실제로 시장에 돌게해야 하는 것”이라며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확대, 손실보전 제도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자금을 쌓아두는 ‘보관형 재정’ 구조가 내년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년 콘텐츠 관련 전체 예산은 1조6103억원이며, 이 중 모태펀드 예산(4650억원)이 28.9%를 차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