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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들 “토허제 탓 보증금 떼일까 걱정”

10·15대책 시행에 서울 부동산 거래 급랭
세입자 낀 매물 막혀 보증금 반환 우려↑
실수요자 자금 경색, 시장 부작용 불가피

10·15대책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가허가제의 효력이 발생하면서 대출규제 및 거래 위축에 따른 전세금 미반환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갭투자가 사실상 막히고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적용으로 허가일로부터 통상 4개월 안에 잔금·등기·입주를 마치는 기한이 부여되면서 집주인의 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에서는 매수자의 4개월 내 실입주·2년 실거주 의무가 있어 세입자가 있는 유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때 기존 임차인에 보증금을 돌려준 후 공실 상태에서 매도해야 한다. 세 낀 매물 거래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조건이 맞아야 한다. 이 경우 ▷세입자를 내보낸 후 집주인이 실거주를 2년 한 후 매도하거나 ▷ 계약갱신권을 행사하지 않는 세입자의 계약만료가 4개월 남은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종료확인서를 받은 뒤 매수자가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6·27 대책 및 10·15대책으로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대출 등 한도가 축소되면서 세입자가 있는 매물은 입주가능물건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의 주택은 절반 이상이 집주인이 살지 않아 앞으로 타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자가점유율은 44%(전국 평균 57.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전세보증금을 안정적으로 반환받고자 이사 날짜를 무리해서 조정하는 임차인들도 나오고 있다.

집주인이 갭투자한 물건에 전세로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계약만료를 앞두고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새 세입자가 된다는 날에 무조건 이사 날짜를 정했다”면서 “계획과 달라져 이사 비용이 2배 가까이 나가지만 전세금을 제때 받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토허제 확대 적용으로 거래 가능 매물이 적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피해는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토허제 매물 중개 경험이 있는 공인중개사 A씨는 “전세금으로 매수계획을 세웠던 무주택자도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등 매도인, 매수인, 세입자들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 도미노 여파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현금여력이 없는 실수요자들은 사실상 거주 이전의 자유가 침해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도 안 나오고 세입자를 보내기도 쉽지 않아지면서 실거주하기 힘든 구조가 안 그래도 고착화되고 있었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부작용과 가격 왜곡이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에 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 서울지역 15개 자치구 구청장들은 지난 22일 정부의 10·15대책에 대해 “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전문가들도 이사가 도래하거나 매수 계획을 세우던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한도 축소로 자금이 경색되면서 매수자의 신규 진입이 제한되고 집주인이 전입하려 해도 대출한도가 줄어 결국 세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