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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박사, 다음 달 사이트 종료…티메프發 줄도산 현실화할까

11월 말 서비스 종료…집단소송은 계속 진행 예정
불안한 피해자들 “여행사까지 문 닫으면 어쩌나”
함께 떠는 여행사 “정산금조차 못 받아…폐업 걱정”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시민이 티몬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중견 여행사 ‘여행박사’가 결국 다음 달 문을 닫는다. NHN이 2018년 인수한 지 7년 만이다.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여파로, 피해 기업의 줄폐업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N여행박사는 오는 11월 24일 사이트 영업을 종료한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던 여행 서비스 및 항공권 판매는 10월 중 중단된다.

여행박사 측은 상품권 소지 고객의 경우 환불을 최우선으로 하고, 고객이 원할 경우 NHN 계열사 호텔에서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이용 고객의 경우 24일까지 예약을 마쳐야 하며, 오는 31일까지 모든 상품의 집행이 끝날 예정”이라며 “(NHN여행박사) 법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 일체가 중단돼 사실상 사업 철수”라고 말했다.

여행박사는 2000년 8월 일본 전문 여행사로 출발해 사세가 커지며 종합 여행사로 도약했다. 지난 2018년 NHN이 여행업과 IT를 연결해 새 성장 동력을 찾겠다며 인수한 뒤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지난해 티메프 사태까지 겪으며 사세가 꺾였다. 적자도 2023년 70억원, 2024년 40억원 규모로 지속됐다. 이에 지난 6월 전 직원 대상 회의에서 폐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회사 측은 밝혔지만, 지난해 티메프 사태 이후 소송전에 돌입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현재 티메프에서 여행, 숙박을 구매했지만 환불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을 5개 그룹으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여행박사는 하나투어, 한진관광 등과 함께 4번 그룹으로 분류됐다.

2번 그룹에 참여해 집단소송 중인 A 씨(44)는 “여행박사를 통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티메프 사태로 인한 중견 여행사의 피해가 꽤 크다고 들었다”며 “여행사마저 폐업해서 소송을 해도 물어줄 돈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도 떨고 있다. 정산금액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집단소송 변호사 선임비마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소송을 통해 조금이라도 불리한 판결이 나면 여행박사처럼 사업을 중단하는 여행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NHN여행박사 관계자는 “법인은 유지되기 때문에 피해자와 집단소송에는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있는 태도로 집단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은 여전히 각종 소송전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인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항고보증금 30억원을 내라는 통보를 재차 받았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2일 위메프 청산을 결정지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항고보증금을 내라는 이야기를 듣고 면제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거절당했다.

비대위는 “항고보증금을 낼 수 없어 항고는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먼저 취하하지 않겠다’며 “30억원의 항고보증금은 피해 소상공인들에게 항고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구제 단절’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 시스템이 원칙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자 구제 공백은 정부가 메워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 사태 해결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