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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부동산 대책, 10명 중 7명 ‘부정적’…민심 역풍에 ‘내로남불’ 논란 차관 사의[헤럴드픽]

당신의 생각이 데이터가 됩니다! ‘헤럴드픽’은 헤럴드경제 독자들과 함께 만드는 이슈 투표&설문 콘텐츠입니다. 슬쩍 클릭하면 세상이 보입니다.

전세 끼고 집을 사 이른바 ‘갭투자’ 논란에 휩싸인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지난 23일 국토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숙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역대급 규제’라는 말부터, ‘문재인 정권 시즌2’, ‘부동산 계엄’,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곡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내로남불 갭투자’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고위공직자도 나왔습니다.

반면 일각에선 시장 과열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존재합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 과연 제대로 된 처방일까’ 독자의 진짜 속마음을 물었습니다.

헤럴드경제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홈페이지를 방문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에 비해 세 배 이상 우세했습니다.

10월17일~22일 홈페이지 방문 독자 6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홍은총 OP]

총 698명의 응답자 가운데 69.2%(483명)가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22.64%(158명)만이 강력한 규제 정책을 지지했습니다. 응답자 8.17%(57명)는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거래가 얼어붙고 초양극화 부를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이 43.27%(302명)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는 ‘집값 과열 진정에 도움될 것’이라는 응답 22.64%(158명)의 두 배에 달합니다. 이어 ‘투기를 막는 건 좋지만 실수요자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20.63%(144명), ‘모르겠다. 일단 두고 보자’ 8.17%(57명), ‘공급대책 빠져 아쉽다’ 5.30%(37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43.27%)과 자금 경색(20.63%)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해석됩니다. 특히, 시장에서 정답지처럼 인식되는 공급 대책이 빠진 데 대한 아쉬움(5.30%)까지 포함하면 정책의 효과보다는 한계 및 보완 필요성에 대한 인식(총 63.9%)이 정책을 지지하는 여론(22.64%)에 월등히 앞선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부동산 대책 핵심은? 초광역 규제+대출 옥죄기!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지정하고 LTV 40%로 축소하는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정부가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내놓은 10·15 부동산 대책은 수도권 규제지역 확대와 고가주택 대출 규제 강화가 핵심입니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이 여파가 한강변과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니 여신한도를 대폭 줄여 시장 과열 양상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방점을 둔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동시 지정했습니다. 규제지역은 지난 16일부터, 실거주 2년 의무 조항이 있는 토허구역은 20일부터 적용됐습니다.

규제지역으로 선정되면 무주택자가 해당 지역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제한(유주택자 0%)됩니다. 전세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규제지역 내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새로 살 수 없고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역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또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깁니다. 토허구역 내 주택 구매자는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비주택담보대출 LTV도 70%에서 40%로 축소됩니다. 토허제 효력 기간은 내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바짝 조였습니다. 주택 가격 수준에 따라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대출한도가 현행과 같이 6억원으로 유지되고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한도가 2억원까지 대폭 낮아졌습니다. 비싼 집일수록 대출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할 때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도 1.5%에서 3%로 상향됩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차주의 대출한도가 확대되는 효과를 제어하겠다는 뜻입니다. 은행권에 부여하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 조치도 3개월 앞당겨 2026년 1월부터 조기 시행됩니다. 기존에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세대출도 수도권 및 규제지역 1주택자에 한해 적용됩니다.

전문가들, 거래절벽·풍선효과 우려…“금리·세제 병행 없인 한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단기간 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자산가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중저가 아파트 등에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15억원 넘는 집을 사는 사람이 대출 2억~4억원 제한한다고 해서 집을 못 사진 않는다. 고가주택 수요 억제에 대한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에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한 신호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시세차익을 누리고 중산층 이하는 부동산 시장 진입 자체가 원천 봉쇄돼 자산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정부가 15일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안정화 대책은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하고,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스트레스 금리를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는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시내의 한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전역은 거래가 일시적으로 위축되겠지만, 과거 규제지역 지정을 통해 수요를 막았을 때 오히려 매수 심리가 자극됐다”며 “공급이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를 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도 “인위적으로 매매를 위축시켜 가격변동 효과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장 교수는 “대출 유동성을 제어하기보다 금리나 보유세 조정이 더 실효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김 소장은 “11월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번 대책의 정책효과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도 “돈이 계속 풀리면서 환율이 올라가고, 실물의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실수요 중심의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불거진 고위공직자 ‘내로남불’…“‘기회의 사다리’ 중요” 성토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은 비단 규제를 강화하는 그 내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빚 내서 집 사지 말라’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작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 사이에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보유하거나 다주택, 갭투자를 한 사실이 확인돼 국민들을 더욱 허탈케 했습니다.

‘돈을 모았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갭투자’ 논란이 불거지며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배우자 명의로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이 아파트에 14억8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이 채무로 신고돼 있어 사실상 ‘갭투자’라는 지적을 받으며 뭇매를 맞았습니다.

‘수십억 원 빚내서 집을 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보유한 서울 송파구 잠실에 35억원에 이르는 재건축 장미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2016년부터 전세로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갭투자 논란이 일었습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13년간 실거주했으니 갭 투자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습니다.

회원 수 220만 명을 보유한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서는 성토가 잇따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나도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
‘기회의 사다리’가 더 중요하다”
한 누리꾼은 “집을 팔아 이득을 챙기는 건 ‘투기’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들은 돈이 되는 집을 끝까지 쥐고 있다…자신이 하면 투자고, 국민이 하면 투기인가”라며 정부가 ‘주거 사다리’를 끊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또 “갭투자, 투기 프레임을 씌우면 가장 피해보는 세대는 현재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다”, “본인들은 그렇게 집 사서 강남에 살면서 젊은 나는 안 된다는 건 ‘내로남불’ 시즌2”, “규제하면 할수록 집값 오르는 걸 전에도 경험해 봤으면서 또 이런 대책으로 집값이 잡히겠나”, “매물이 줄면 전월세가 치솟는 건 시간문제”, “규제와 증세는 공급을 억제하고 기존 재화를 더욱 희소하게 만든다, 상식 아닌가” 등의 목소리도 잇따라 터져나왔습니다.

대부분은 고가주택 억제라는 명분보다 서민 실수요자 압박과 거래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먼저 체감하고 있습니다.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세 번째 칼날이 진정한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초양극화의 부메랑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