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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태찌개 왜이리 안 익어!” 부장검사의 폭언…초임 검사는 삶을 등졌다 [세상&]

‘故김홍영 검사 폭행’ 김대현 전 부장검사
法 “순직유족보상금, 공단에 지급”
김 검사 “가혹행위 아니라 업무 과중으로 극단 선택” 주장
법원 “폭언·폭행으로 극단적 선택 이르렀다”
별개 소송 “국가에 8억원 배상”
형사 재판에선 징역 8개월 확정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반복되는 폭언과 폭행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故) 김홍영 검사 사건의 가해자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공무원연금공단에 구상금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김 전 부장검사는 “망인은 가혹 행위가 아니라 업무 과중으로 극단 선택을 했다”고 했지만 기각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이훈재 판사는 공무원연금공단이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법원은 공단이 유족에게 지급한 순직유족보상금 1억 1801만 4460원의 70%를 김 전 부장검사가 지급하라고 했다. 총 8261만 122원이 인정됐다.

사건은 지나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에서 초임검사로 일하던 김홍영 검사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김 검사는 업무 부담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겼다. 감찰 결과, 상관이었던 김 전 부장검사가 김 검사에게 2년간 상습적인 폭언·폭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혹 행위의 정도는 심각했다. 김 부장검사는 식당에 빈 방이 없다는 이유로 고인에게 “너는 뭐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 하냐! 이런 부분은 미리미리 준비해 둬야지!”라고 질책했다. 같은 소속 검사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자리였다.

김 부장검사는 음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인에게 “여기 왜 이렇게 시끄러워! 동태찌개 전문점이 아니잖아!”라고 화를 냈다. 이어 “동태찌개가 왜 이렇게 안 익냐!”고 짜증을 냈다. 고인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찌개를 떠서 김 부장검사에게 건넸지만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너나 먹어!”라고 소리쳤다.

김 부장검사는 술자리를 즐겼다. 격무에 시달리는 고인을 불러내 술을 자주 마셨다. 고인이 택시를 잡아주자 김 부장검사는 “잘 좀 하라”며 고인을 폭행했다. 다른 술자리에서도 고인에게 “너는 장기 미제사건이 너무 많다. 왜 처리를 못 하냐. X발. X발”이라며 폭언과 함께 폭행했다.

이러한 폭언과 폭행은 수시로 이뤄졌다. 고인은 여러 차례 지인들에게 “매일매일 부장한테 욕 먹으니 살이 쭉쭉 빠진다”며 “한 번씩 자살충동이 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들다”며 “매일 징징거리게 된다. 살려줘. 잠도 계속 깨고 잘 못 잔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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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재판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 징역 8개월 실형으로 감형됐다. 지난 2023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현재 출소했다.

국가는 유족에게 총 13억여원을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국가는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구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승소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1·2심에 이어 8억여원을 김 전 부장검사가 국가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김 전 부장검사의 책임이 70%가 인정됐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공무원연금공단도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한 구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순직유족보상금의 70%인 8000여만원을 김 전 부장검사가 공단에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고인은 객관적 업무의 과중으로 인해 자포자기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국가에 돌렸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무원을 위한 적정한 인적·물적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했다.

법원은 김 전 부장검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고인은 김 전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을 동반한 가혹 행위 등 비인격적 대우에 따른 심리적 압박과 인격적 모멸감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격무에 시달리는 고인에게 상급자로서 폭언·폭행 대신 적절한 격려와 업무시간 추가 확보 등의 조치를 했다면 고인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법원은 “고인을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장기미제사건의 재배당을 통해 고인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고자 노력한 측면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징계 전력이 없고, 15년 이상 검사로 재직한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을 70%로 제한하는 게 타당하다고 볼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가 “2심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고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