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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의사 자신에 ‘탈모약’ 처방, 면허 정지 날벼락…무슨 일이? [세상&]

서울행정법원[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치과 의사가 탈모 치료용 전문 의약품을 셀프 처방했다가 치과의사 면허를 정지 당했다. 법원은 자신에 대한 처방은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어 제재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나진이)는 최근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치과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4가지 종류의 탈모용 전문의약품을 주문 및 복용했다. 보건복지부는 A씨의 ‘셀프 처방’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 판단해 1개월 15일 치과의사면허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치과의사로서 허가되지 않은 무면허 의료를 했다는 취지였다. 의료법은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의료인’으로 정의 하면서도 각 의료인 또한 발부된 면허 외의 의료 행위는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1심 재판부는 치과의사가 스스로에게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약품을 처방·복용한 것이 의료행위는 맞지만 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자신에게 한 의료행위는 처벌이나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규제하는 취지는 의료행위 상대방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자신에 대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이와 관계 없는 개인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했다.

비의료인도 스스로 증상을 판단해 약품을 취득·복용하는 경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료인이 자신에게 한 의료행위도 동일선상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의료법의 취지와 목적,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해석했을 때 (의료법은) 비의료인이 자신에게 하는 의료행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 않는다”며 “같은 취지에서 의료인에 자신에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경우도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율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면허 범위에 속하지 않는 전문의약품을 처방 없이 구매하여 취득하는 행위는 비의료인이 전문의약품을 취득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규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별도 입법조치로 규제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규제의 필요성만으로 의료법이 정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포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1심 재판에 불복해 항소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