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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병원 실수로 부모가 바뀌어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 평생을 산 일본 노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이 같은 사연을 가진 70대 일본 남성 A 씨를 조명했다.
A 씨는 1953년 3월 30일 일본 스미다구 ‘산이쿠가이’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얼마 뒤 친부모로부터 버려져 한 집안에 입양됐다.
입양된 뒤에도 그의 삶은 불우했다. 두 살 되던 해 양아버지를 여의었고, 가전제품 하나 없는 단칸방에서 양어머니와 함께 동생 3명을 돌봐야 했다. 생계를 잇느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낮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엔 야간학교에 다녔다.
성인이 된 뒤에도 가난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는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결혼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A 씨가 사실은 한 부잣집의 자식이라는 연락을 받게 된 것이었다.
진실은 그 부잣집 4형제가 유산 싸움을 벌이면서 드러났다. 부잣집 맏아들 B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를 돌보는 대가로 어머니 유산 일부를 맡았는데, 아버지를 직접 돌보지 않고 요양원으로 보냈다. 동생들은 불만을 품었고 자신들과 유독 생김새가 달랐던 B 씨의 핏줄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 이에 동생들은 2009년 B 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B 씨가 자신들과 생물학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동생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형이 태어난 병원에 의뢰했고, A 씨와 B 씨가 신생아 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 씨는 B 씨보다 13분 먼저 태어난 아기였는데, 병원의 실수로 바뀌게 된 것이었다.
동생들은 수소문을 통해 친형 A 씨가 도쿄에서 트럭 운전기사로 일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연락을 취했다.
A 씨와 B 씨는 산이쿠가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도쿄지방법원은 병원이 A 씨에게 3800만엔(약 3억6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 씨 역시 승소했다.
뒤늦게 진실이 밝혀졌지만 친부모는 이미 모두 세상을 떠난 뒤였다. A 씨와 운명이 뒤바뀐 B 씨는 집안 회사를 물려받아 대표직에 올라 있었다.
A 씨는 “나를 키운 어머니는 고생하려고 세상에 나온 분 같았다”며 “어머니를 도와 뇌졸중 환자를 포함해 4명의 동생을 돌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만 없었다면 인생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원래의 삶을 살 수 있게 내가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달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