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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청 점검 받았는데도 “반년 만에 또 사망”…사후 단속 한계

첫 사고 후 행정위반만 적발…6개월 뒤 동일 현장서 추락사
박정 의원 “사후 단속으론 예방 한계…물류센터 맞춤형 감독 필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경기 여주의 한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4월 또다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첫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조사를 벌였지만, 단순 행정위반만 적발한 채 실질적인 안전조치 강화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27일 “사후적 단속 중심의 현행 감독체계로는 재해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후조치 끝’ 6개월 뒤 또 추락사

박 의원실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지하 1층 덕트 작업 중 개구부로 추락한 첫 사고 이후 노동청은 중대재해 감독을 실시했으나 물질안전보건(MSDS) 교육 미실시, 특별교육 미이행 등 비교적 경미한 행정위반만을 적발했다. 과태료 2건 부과에 그쳤다.

[박정 의원실 제공]

그로부터 6개월 뒤, 같은 현장에서 고소작업대에서 철골 상부로 이동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안전난간 미설치, 작업발판 부실, 덮개 미고정, 안전관리자 업무미이행 등 다수의 중대 위반사항이 적발됐으며, MSDS 교육 미이행 역시 반복됐다.

박 의원은 “첫 사고 후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사후점검이 병행됐다면 두 번째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이 터진 뒤 단속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해패턴을 분석해 유사 현장 전체로 선제 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이후 6개월 내 재해 ‘수십건’...“물류센터형 감독기준 따로 마련해야”

박 의원은 노동부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노동부가 점검을 마친 사업장에서 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례가 매년 6개월 이내에 수십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감독 이후 6개월 내 사고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2021년 52건, 2022년 57건, 2023년 61건, 올해(2024년)는 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행 감독체계가 현장 안전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물류센터 공사는 대형 개구부와 철골작업이 동시에 진행돼 추락위험이 상존하지만, 현행 감독기준은 공사금액 중심으로 설계돼 현장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일정기간 내 재점검을 의무화하고, 물류센터 등 고위험 공종에 대한 특화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 사후처벌이 아닌 선제적 감독으로 산업재해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