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8억 투입, 학위연수 52명 중 논문 제출 17% 불과
“학위증·성적표만 내면 끝”…성과검증·사후관리 전무
정일영 “성과 없는 복지성 유학, 제도 전면 재검토 필요”
“학위증·성적표만 내면 끝”…성과검증·사후관리 전무
정일영 “성과 없는 복지성 유학, 제도 전면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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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전경 [한국수출입은행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민 자금으로 임직원 해외 유학을 지원하면서도 논문 등 학문적 성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성과 검증 절차조차 없는 ‘복지성 연수’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직원 52명이 국내외 명문대 학위연수에 참여하며 약 3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논문 제출 실적은 단 9건(제출률 17%)에 불과했다.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옥스퍼드대 등 세계 유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논문을 내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논문 의무 없어도 통과”…내부 규정이 ‘구멍’
더 큰 문제는 제도적 허점이다. 수출입은행 내부 규정상 국내 연수자는 ‘학위증’, 해외 연수자는 ‘성적증명서’만 제출하면 연수 이수가 인정된다. 학위논문 제출이나 연구성과 검증 절차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은행 측은 “일부 과정이 비논문 트랙이거나 Pass/Fail 방식으로 운영돼 논문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기관 연수로서는 성과 관리가 전무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2020~2024년 동안 해외 연수자 20명 중 논문 제출자는 단 3명뿐이었고, 국내 연수자도 32명 중 6명에 그쳤다.
정 의원은 “논문 의무도 없고 성적도 형식적이라면,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돌아온 것이냐”며 “학위증과 성적표만 제출하면 끝나는 현행 제도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억대 ‘해외 MBA’, 성과는 ‘빈손’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매년 국내외 학위연수 선발을 통해 평균 10억원 안팎을 집행하고 있다. 1인당 평균 지원비용은 국외 연수자가 약 1억2000만원, 국내 연수자도 7000만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연수 후 연구성과가 전무한 데다, 연수생의 인사관리나 사후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 의원은 “수십억 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됐음에도 학문적 성과가 거의 없다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과 중심의 관리체계와 투명한 감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의 학위연수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방만 운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