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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한 채 vs 5억 세 채”…정부, 고가 1주택 세제 형평성 손질 나서나

50억원짜리 집 1채 vs 5억원짜리 집 3채 예시 언급
연구서 종부세 중과 영향 적은 배경에 ‘1가구 1주택’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합리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1가구 1주택자 공제 제도 손질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 형평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정부가 일명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유발한 세제 구조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관측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르면 내달 중 착수할 부동산 세제 연구용역에는 취득·보유·양도소득세 등 세제 간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이달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연구용역과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를 병행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및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이후 구 부총리가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의 형평성 문제를 잇달아 언급하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가속화한 배경으로 지목되는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등 1가구 1주택 세액공제 제도 전반을 들여다보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구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처럼 재산세를 1%만 매긴다면 50억원 주택 보유자는 1년에 5000만원을 내야 한다”며 “예를 들어 50억원짜리 집 1채 들고 있는 데는 (보유세가) 얼마 안 되는데 5억원짜리 집 3채를 갖고 있으면 (보유세를) 더 많이 낸다면 무엇이 형평성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면서 “집 한 곳에 20∼30년 살았는데 공제를 줄이는 것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살펴서 연구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이런 발언들이 ‘보유세 강화’ 시그널로 해석되자 기재부는 “단순한 예시를 든 것이며 부총리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액(12억원·기본공제)을 기준으로 고령자에 20~40%, 장기 보유자에 20~50%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고령자와 장기보유가 맞물릴 경우 최대한도는 80%다. 1가구 1주택자는 양도가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이라도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다.

이런 제도는 자기 집에 거주하는 실수요자와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고령층 등의 세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고가 자산가에게 세 부담 회피의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굳어지고, 매물 잠김으로 시장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토연구원은 2023년 발표한 ‘부동산 세제의 시장 영향력과 향후 정책방향 연구’에서 “종부세는 중과하더라도 주택 매입을 줄이거나 가격을 떨어뜨리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1가구 1주택자 혜택, 인별 합산, 공정시장가액비율 적용 등 세 부담을 낮추는 제도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시장에서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검토될 경우 1가구 1주택 공제제도 손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조세 형평성과 실수요자·고령층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만큼, 공제제도 개편은 단순한 세제 조정보다 더 폭넓은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