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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는 트럼프…북미회담 北 ‘키맨’ 최선희는 방러

대통령실 “북미정상회담 모든 경우 대비”
트럼프 방한 앞 최선희 러시아·벨라루스행
北매체신 예고보도 이어 이튿날 방러 보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7일 공식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성사 가능성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용하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쿠알라룸푸르)=문혜현 기자, 신대원 기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7일 공식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성사 가능성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언급했듯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가 연락한다면 만날 것”이라며 “100% 열려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포기하면 만날 수도 있다고 언급한데 대한 화답이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다만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시간, 장소, 의제 등 조율이 촉박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북미협상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수행해온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평양을 비운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라 할 수 있다.

최 외무상은 26~28일 러시아 방문에 이어 벨라루스를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29~30일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외무성 초청에 따라 전날 전용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한다고 전날 예고 보도한데 이어 이틀 연속 관련 소식을 전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회적으로 거부의 뜻을 재확인한 대미 메시지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북한과 전화가 어렵다며 언론(인터넷) 외 소통 방법이 거의 없다고 언급한 것은 북미 간 물밑조율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나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제안 이후 불과 32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완전히 닫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관세 문제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 김 위원장과 만남만으로 주목받을 수 있고,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만 해도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최 외무상의 부재 역시 북미 정상 간 만남에 있어서 큰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최 외무상을 각별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원래 북한 외교에서는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만난다면 합의 도출이 아니고 협상의 입구를 만들자는 것이니 최 외무상이 꼭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6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그리 긍정적인 것은 아닌 게 맞다”면서도 “어느 경우에도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미중 정상회담과 함께 APEC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최근 판문점 북측 판문각 일대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환경미화와 사진 촬영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