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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억달러 대미투자’ 초미 관심…트럼프와 첫회동 다카이치의 외교법은

5500억달러 대미투자 재협상 여부 관건
“다카이치, 증명의 무대…외교적 줄타기 해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일본이 오는 28일 정상회담을 앞두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의 외교력이 주목되고 있다. 취임 일주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된 다카이치 총리가 미일 관계를 공고히하는 동시에 관세 협상으로 타결했던 대미 투자금 5500억달러(약 780조원)에 대해 새로운 세부 협상을 도출해낼지 이목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앞으로 3년간 미·일 관계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모두에게 ‘증명’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29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일 기간 중 28일에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강경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했던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임을 전면에 부각시킬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나라가 대미 투자 분야에 포함된 조선업과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 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키 다쓰미 인도-태평양 안보연구소‘(IIPS) 수석 이사는 “다카이치 총리가 피해야 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이나 방위 문제를 공개 석상에서 압박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만약 다카이치 총리가 ‘우리는 함께 인도태평양을 더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들겠다’는 의제로 대화를 주도한다면, 그게 바로 그의 승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5500달러 규모의 투자액과 관련해선 갈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국방비를 더 늘리고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해 앞선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에서 “미일동맹 강화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본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지만, 5500달러 규모의 투자금에 대해서도 재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9일 이날 후지TV 토론회에서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달러 규모 투자와 관련해 “협상 이행 과정에서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불공정한 사안이 드러날 경우 단호히 맞서야 한다”면서 “여기엔 잠재적인 재협상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무조건적인 현금 투자 요구와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보증·대출 혼합형 투자모델 사이에서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폴리티코는“다카이치 총리는 국내 정치적으로 트럼프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며 “그와 자민당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를 대체할 때보다 정치적 기반이 약해졌고,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재정 정책에서 보수주의 성향이 강하다. 높은 물가와 정체된 임금 속에서 일본 내 투자자금을 미국으로 돌리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