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인문학 융합 ‘문화재 종합병원’
지방 박물관 거점 역할 위한 ‘양해각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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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보존과학센터’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관람객이 쇄도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고객 분석 과정을 거쳐 상설 전시 유료화를 검토한다. 새로 문을 연 보존과학센터를 바탕으로 문화유산 보존 연구를 강화하고, 내실 있는 전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보존과학센터’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장에 취임한 지 100일이 됐는데, K-컬처의 정점에 관장이 돼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걱정이 앞섰다”며 “관람객 500만명이라는 건 어마어마한 수치다. 국민의 문화 향유가 높은 수준에 온 것을 보여준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외국의 박물관장들이 한국 박물관에 젊은이가 많은 것을 부러워한다면서 어린이박물관의 활성화와 미디어아트의 효용을 인기 비결로 분석했다.
내년 ‘고객 관리 통합시스템’ 운영…“유료화, 공청회로 의견 수렴”
유 관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온 박물관 유료화 문제에 대해 첫 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 ‘고객 관리 통합시스템’을 먼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관람객 통계를 낼 때 나이와 국적 구별이 불가능한데, 예약제와 현장 발권 시스템을 통해 관람객 정보를 취합하고 보다 정확한 통계를 얻겠다는 것이다. 그는“유료화 시 관람료를 얼마로 할지, 재관람 시 얼마를 할인할 지 등은 공청회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국민 공감대 형성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람객을 계속 모으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시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달 ‘우리들의 이순신전’을 처음으로 연다”고 설명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소장한 로버트 리먼 컬렉션 전시와 카타르 특별전도 준비돼 있다.
또한 지방 박물관이 소외되지 않고 지역 문화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협의 중이며, 다음 달 17일 지역 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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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가 28일 개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
‘보존과학센터’ 개관…보존 연구 허브로
국립중앙박물관은 또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이날 ‘보존과학센터’를 개관했다. 1976년 보존기술실로 시작된 박물관의 보존 연구가 반세기 만에 새로운 출발점을 맞게 됐다.
연면적 9196㎡,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보존과학센터는 유물 상태를 원격으로 진단하고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원격진단실, 유물의 형태를 3차원으로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재질별 맞춤형 보존 처리를 수행하는 보존처리실, CT(컴퓨터 단층 촬영) 등 비파괴 조사 장비를 갖춘 비파괴 조사실, 전자현미경 등 분석 장비를 활용한 분석실, 박물관 환경을 연구하고 관리하는 환경실 등으로 구성됐다.
센터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종합 보존과학 허브로 나아갈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손상도 측정 및 보존 처리,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모니터링 및 대응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과 연계한 원격 지원, 원형 복원 기술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보존관리 전문 인력은 현재 17명에서 점진적으로 확충해 28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물관에는 총 43만점에 달하는 유산이 소장돼 있는데 이 중 18%에 해당하는 8만여 점이 보존 처리가 필요한 상태다.
이애령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소장품 전수 조사를 지난해 완전히 마쳤다. 가치 평가를 통해 A, B, C등급으로 나눴다”며 “전시에 활용할 수 있는 A등급 1만여 점을 우선으로 보존 처리를 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개관을 기념해 특별전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를 내년 6월 30일까지 개최한다. 6세기 고구려 개마총 고분 벽화, 경주 식리총 출토 금동신발 원형 등을 선보인다.
유 관장은 “보존과학센터는 ‘문화재 종합병원’과 같다”며 “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세계 수준의 보존과학 연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