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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에 산업재해 비용 떠넘기면 과징금 ‘더’…약식절차 대상 확대

하도급법 과징금 고시 및 사건절차규칙 개정
‘심사관 전결 경고’ 가능한 사건 범위 확대
약식의결 청구 사건 기준 3억원→10억 이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앞으로 산업재해나 안전관리와 관련된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떠넘기는 ‘부당특약’을 체결할 경우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이 한층 높아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하도급법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내달 17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개정안에는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산업재해 관련 비용이나 산업재해 예방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에 대해 과징금 산정 시 고려하는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기존 ‘중(中)’에서 ‘상(上)’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하도급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하도급대금, 위반 금액 비율, 그리고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그동안 부당특약 금지 위반은 중대성이 ‘중’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제재 강도가 강화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 산정시 부당특약은 0.3점이 적용되고 여기에 중대성을 따져 곱하게 되는데 ‘중’(2점·0.6점)에서 ‘상’(3점·0.9점)으로 올라가게 되면 0.3점이 더 늘어나는 것”이라며 “기존에 2점을 받아 ‘중대한 위반 행위’(2.2 미만)에 해당했던 사안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2.2 이상)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으로 원사업자가 안전 확보를 위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한편, 산업현장의 안전 강화와 재해 예방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공정위는 내다봤다.

공정위는 이날 ‘사건절차규칙’ 개정안도 내달 1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심사관 전결 경고가 가능한 피심인의 매출·예산액 등의 기준을 상향해 전결 경고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범위를 확대했다. 기업집단 지정 등과 관련해 단순 부주의로 단기간(30일 내) 지연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인지해 신고한 경우 심사관 전결로 경고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신설했다. 현재는 경미한 사안도 소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약식 의결을 청구할 수 있는 사건의 기준은 과징금액 ‘3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상향했다. 약식절차는 피심인이 위반 사실 등을 인정하고 구술 심의를 통해 다투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 서면으로 신속히 심의·의결하는 제도다. 피심인은 과징금액의 최대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심의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재심사명령이 있으면 합의일로부터 5일 이내에 피심인에게 그 사실과 사유를 문서로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각 회의가 심사관에게 재심사명령을 할 수 있다는 규정 외에 이에 대한 통지 방법이나 기간에 대해서는 그동안 규정된 바가 없었다.

또 심의 과정에서 피심인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피심인의 의견서 제출기간을 전원회의 대상 사건 기준 4주에서 8주로, 소회의 대상 사건은 3주에서 6주로 대폭 연장했다.

이 밖에 사건처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조사개시일의 개념을 명확히 규정하고, 일반 심의절차와 구분되는 과징금 재산정·부과에 대한 특칙을 신설했다. 지방사무소가 처리한 사건에 대해 재신고사건심사위원회가 재조사를 결정할 경우 해당 사건을 본부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조속히 확정·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