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ETF 2000억 이탈
반도체엔 3000억 유입
조선업 ‘마스가’ 모멘텀
반도체엔 3000억 유입
조선업 ‘마스가’ 모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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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던 조선주에서 발을 빼고 반도체로 갈아탔다. 최근 조선주가 급등세를 보였지만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2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자금 유출이 가장 컸던 상품은 조선 관련 ETF였다. 신한자산운용의 ‘SOL조선TOP3플러스’에서 1371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조선TOP10’에서 613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에서 158억원이 빠져나가며 총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반도체 ETF 상품은 순유입 상위권을 기록했다. ‘TIGER반도체TOP10’에는 2730억원, ‘HANARO Fn K-반도체’에는 855억원이 유입됐다.
조선주는 연초부터 급등세를 이어오며 이미 몸값 부담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국내 주요 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부각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고 보고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관련해 아직 구체적 협력 내용이 없다는 점도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다. 정부가 마스가 프로젝트를 한미 협상 카드로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트럼프가 마스가 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했거나 관련 발언이 외신을 통해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
반면 반도체주는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며 정상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도 조선주 ETF를 앞질렀다.
실제로 6개월 동안 국내 반도체 ETF의 수익률은 80~90%대에 달했다. ‘ACE AI반도체포커스’가 94.18%, ‘KODEX AI반도체’가 80.38%, ‘TIGER반도체TOP10’이 87.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조선 ETF의 상승률은 ‘SOL조선TOP3플러스’ 75.45%, ‘TIGER조선TOP10’ 72.40%로 나타났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조선업의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미국 헌팅턴잉걸스와 합의각서(MOA)를 체결하며 ‘마스가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이 소식에 HD현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2% 급등한 21만 2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삼성중공업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7.34% 오른 2만 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8.75% 급등한 2만 94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스-톨레프슨 수정법 개정이 없는 한 한국 조선소는 미국 해군 함정을 직접 수주하기 어렵지만 이번 MOA는 현실적인 협업 구도를 마련했다”며 “HD현대중공업은 미국의 경량보급함(T-AOL) 총 구매 예산의 30% 이상을 점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양사 간 MOA는 미국 해군 함정 조달 시장이 한국 조선소에 실질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이번 합의가 단순한 포괄적 협의가 아니라 구체적 목표를 담은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