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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대기업 잘 벌었다만…이자도 못 버는 기업 비율은 역대 최고

매출증가율 3.7%, 영업이익률 4.6%
이자보장비율 100% 미만 비중 42.8%
“반도체 등 일부 업종, 대기업 중심 개선”

지난해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성과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표 개선이 집중되는 이른바 양극화는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율은 또 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6만1336개의 연간 매출은 2023년보다 3.7% 상승했다. 전년 역성장(-1.5%)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매출은 각각 4.6%, 2.9% 오르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의 매출 상승률이 19.6%로 도드라졌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수출 단가가 높아지고 물량도 늘어난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운수·창고업(2.9%)과 도소매업(2.9%)의 매출 증가 흐름이 뚜렷했다.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3.5%)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세전 순이익률(4.3%)도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5.1%)은 코크스·석유정제와 전기장비의 하락에도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상승했고 비제조업(4.1%)은 전기가스를 중심으로 올랐다.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전기가스는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3.7%→5.6%)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올랐지만 중소기업(3.2%→3.0%)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부채 비율(119.9%)과 차입금 의존도(31.0%)가 전년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이 42.3%에서 42.8%로 높아졌다. 이는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반적으로 지표가 개선됐으나 세부적으로는 업종별로는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 규모별로는 대기업 중심으로 개선된 측면이 있다”면서 “중소기업 등 소규모의 우량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좋지 않아 이자보상비율의 상승에도 100% 미만 상승 기업 수 비중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차입 기업도 상당한데 이를 포함한 전체로 보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1.3%로 전년 21.4%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