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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HD현대 부회장 “에너지 대전환 시대…지금은 ‘트리플 E’ 중 안보 가장 절실” [경주 APEC]

APEC CEO 서밋 ‘탄소중립·에너지 안보’ 세션
‘트리플 E(안보·경제성·환경)’ 균형 고수 필요성 감소 평가
“안정적 에너지 공급 없이 국가 운영 불가능”
“새 안보 핵심은 전력망 안정성·광물 공급망”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경주)=고은결 기자] 조석 HD현대 부회장은 29일 “현재는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이며, 이런 때일수록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이날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모두가 말하지만, 안정적 공급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에너지 안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정책의 목표는 전통적으로 안보·경제성·환경을 뜻하는 ‘트리플 E(Energy Security, Economic Efficiency, Environmental Sustainability)’에 균형을 두지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안보”라며 “1970년대 오일쇼크 사례처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는 국가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화석연료 확보 중심의 전통적 안보에서 벗어나, 전기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에너지 안보로 개념이 전환되고 있다”며 “새로운 안보의 핵심은 전력망(그리드) 안정성, 핵심 광물 공급망, 디지털 기술을 통한 수요관리”라고 제시했다.

그는 먼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10년 전보다 2.4배 늘며 전력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하는 초고압 변압기는 미국과 유럽에서 2029년 물량까지 주문이 가득 찬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전력망의 안정성이 곧 새로운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핵심 광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변압기와 발전기에는 구리·니켈·리튬이, 배터리에는 리튬과 니켈이, 전동기에 들어가는 자석류에는 희토류가 필수다. 하지만 정제의 90% 이상을 중국이 담당한다”며 공급망 편중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G7에서 희소 광물 확보를 위한 공동 액션플랜이 채택됐고, 이번 APEC에서도 구체적 협력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전력 수요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 시대는 중앙집중형 대형 발전소 체계였지만,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이고 분산형”이라며 “요금제와 피크 조절 등 수요관리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야 전력 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과거엔 여름·겨울 수요 급증에만 대비했다면, 이제는 봄·가을 공급 과잉에 따른 출력 제어 문제도 대응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력 운용을 탄력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부회장은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며 “핵심 광물의 공동 조달,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소·천연가스 협력 등 APEC 회원국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APEC을 계기로 회원국들이 공동의 에너지 안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세션의 패널로 참석한 베른하르트 로런츠 딜로이트 글로벌 기후·인프라 리더도 “AI와 지속가능성은 모든 세션을 관통하는 가장 큰 화두”라며 “AI는 산업 탈탄소화의 촉진자이자 동시에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양면성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컴퓨팅 파워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전력 소비가 향후 글로벌 전력의 2%에서 900TWh까지 급증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