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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사무총장 “과거 우리가 금성 지원했듯 APEC 회원국 개도국 투자 나서야” [경주 APEC]

안나 비예르데 사무총장, 29일 APEC CEO 밋서 연설
“12억명 노동시장 진입하는데 일자리 4억개뿐”
AI시대 극단으로 치닫는 양극화…공동투자해야

안나 비예르데 세계은행(WB) 사무총장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 금융·투자 전략’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

[헤럴드경제(경주)=홍태화 기자] 안나 비예르데 세계은행(WB) 사무총장은 29일 인공지능(AI) 혁신 속에서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 사이 극단적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과거 세계은행이 ‘골드스타(금성·LG 전신)’를 지원했던 것처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이 개발도상국에 함께 투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 금융·투자 전략’ 세션에서 “올해 6월 현재 고소득 국가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의 77%를 차지하고 있지만, 저소득 국가는 0.1% 미만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규모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컴퓨팅 파워(연산능력) ▷안정적인 전력망 ▷방대한 데이터 ▷데이터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사실상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개발도상국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비예르데 사무총장는 이에 개발도상국 상황에 맞는 소규모 AI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규모 AI는 지역화된 모델과 작은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며 개발도상국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 흐름처럼 개발도상국이 발전에 실패하면 고용 측면에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그는 “개발도상국만을 놓고 보면, 2035년까지 12억명의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추세로는 4억개의 일자리만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기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예르데 사무총장는 이에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세계은행이 과거 금성을 지원했던 예도 들었다.

비예르데 사무총장은 “1955년 대한민국이 세계은행에 가입했을 때 세계에서 가난한 경제국 중 하나였다”며 “인구의 60% 이상이 극심한 빈곤에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1970년대 초반 한국 기업이 자금 조달하기 어려웠을 당시 골드스타가 상업은행의 금융지원을 받을 수 없자 세계은행의 민간 부문 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가 1700만달러 대출을 지원했다”며 “골드스타는 결국 25만명이 넘는 직원 고용하게 됐고 이제는 여러분이 잘 아는 LG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저소득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우리와 공동 투자해달라”고 강조했다.

구체 방안에 대해서는 “보증 및 증권화 파일럿에 참여하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관 자본을 풀어줄 수 있는 금융 수단을 함께 설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 연결을 심화시켜 주고 인재에 투자해달라”며 “교육 프로그램, 견습 제도, 인공지능 및 디지털 역량 강화 이니셔티브를 지역 전체에 확대하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