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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도·파키스탄에 250% 관세로 위협…휴전 끌어내”

트럼프, APEC서 ‘관세외교’ 자찬
“모디 총리, 착해 보이지만 엄청나게 강경한 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충돌 당시, 양국에 2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휴전을 이끌어냈다고 29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자신이 직접 두 나라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전화해 ‘파키스탄과 전쟁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무역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파키스탄 측에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자 양측 모두 ‘우리를 싸우게 내버려 두라’(Let us fight)고 말했다”며 “그래서 나는 ‘좋다, 그렇다면 너희 나라에 2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 그건 사업을 완전히 끝내겠다는 뜻이다’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양국 모두 처음엔 ‘그냥 싸우게 내버려 두라’고 했지만, 이틀 뒤 양쪽에서 전화를 걸어와 ‘이해했다’고 말하더니 교전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강경한(tough) 사람들’”이라며 “모디 총리는 겉보기에는 매우 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킬러(killer)’이자 엄청나게 강경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5월 초순, 인도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파키스탄 내 9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후 양국은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등을 동원해 공중전과 포격을 주고받으며 전면전 직전까지 치달았다가 사흘 만에 휴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무역을 지렛대로 활용해 휴전을 중재했다’고 주장했지만, 인도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모디 총리는 인도가 과거에도 제3자 중재를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때 가까웠던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이유로 지난 8월부터 인도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총리가 지난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 중 파키스탄 관련 발언을 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