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런던베이글뮤지엄 기획감독 착수…근로시간 입증 공백 9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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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베이글뮤지엄. [SNS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LBM)’에서 20대 직원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우리 노동현장의 근로시간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유족은 “주 80시간 초장시간 근무 끝에 쓰러졌다”며 과로사로 인한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회사는 “평균 주 44시간 근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양측 주장을 가를 핵심 근거인 출퇴근 기록이 없어 근로시간 기록 의무화가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기록 부재가 낳은 구조적 비극”
30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사업주의 출퇴근기록 의무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는 근로시간을 적정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만 있을 뿐, 근로자의 업무 개시·종료 시각을 전자적으로 측정·기록해야 할 의무는 없다. 스케줄표나 수기 근무일지 등으로 대체 관리하더라도 위법으로 처벌받지 않는다.
이 탓에 과로사나 임금체불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의식을 잃은 경우, 유족은 카카오톡 대화나 사진, 동료 진술 같은 ‘정황 증거’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 유족을 대변하는 김수현 공인노무사는 “회사가 출퇴근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고인의 문자 메시지와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분석해 근로 시간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탓에 노동계에선 이번 사건을 “기록 부재가 낳은 구조적 비극”으로 본다.
반면 근로시간 기록은 이미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제도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019년 5월 “근로시간 기록 시스템이 없으면 근로시간과 초과근무를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게 확인할 수 없다”며 모든 회원국에 근로시간 기록 시스템 구축을 명령했다. 미국의 공정근로기준법(FLSA)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근로기준법 역시 사용자에게 근로시간 기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선 9년째 논의만 반복…대통령 공약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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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국내에서도 출퇴근기록 의무화 논의는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포괄임금계약 제한과 출퇴근기록 의무화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지만,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칼퇴근 보장’을 위해 출퇴근시간 의무기록제를 추진했지만 마찬가지 무산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당시 여당 소속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포괄임금 악용을 막기 위해 출퇴근기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입법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이후 2030년까지 한국의 평균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근로시간 측정·기록 의무제’를 공약했다. 그러나 법제화는 아직이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A씨(26)는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A씨가 사망 전 주에 80시간가량 근무할 정도로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동부는 전날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서울 종로구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에서는 장시간 근로 여부를 비롯해 휴가·휴일 부여,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출퇴근기록 의무화 입법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