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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인공지능) 거품론에 관한 국내외 언론 보도 등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대부분 내용은 AI 관련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관련 기술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데, 막상 눈에 띄는 수익은 저조하니 과거 ‘닷컴 버블’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AI의 본질과 산업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눈 앞의 성과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성급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지금 AI 열풍은 단순한 유행으로 인한 거품이 아니라, AI가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대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선 닷컴 버블과 현재 AI 관련 상황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은 독자적 기술력이 약해도 인터넷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과대평가된 닷컴 기업들이 투기자본을 끌어모았으나, 결국 수익 모델을 입증하지 못해 붕괴한 사례였다.
반면, 현재 AI 산업의 중심에 있는 오픈 AI는 신생기업에 속하지만 전 세계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기존 산업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주체들이 기술혁신 과정을 거치며 AI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엔비디아 역시 기존 전문 분야인 그래픽 산업에서 AI 분야로 확장해 오면서 착실하게 AI 생태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지금 AI 서버 시장에서 독주하는 것이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AI 서버 공급 역할을 넘어 이종산업과의 융복합을 주도하고 있다.
닷컴 기업은 전 세계를 이어주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투자 고객을 모았다. 실제로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서비스였으나 너무나 빠른 시간에 혁신성이 사라지고 일반적인 기술로 전락한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메일 서비스가 그렇다. 처음 이메일 서비스의 등장으로 ‘전보’와 ‘편지’를 대체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해 무료로 전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하지만 이메일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막대한 사용자를 확보했으나 수익 모델의 한계를 노출했다. 사용자들이 처음에는 이메일의 혁신성에 감탄했으나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메일 서비스는 사라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대기업 플랫폼에 흡수됐다.
AI는 닷컴 기업들이 제공하고자 했던 혁신적인 서비스와는 다르다. AI는 독립된 기술이 아니라 타 산업과 융합했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인터넷과 유사한 점이 많이 있다. 인터넷을 키워드로 세상에서 주목받았던 닷컴 기업들은 상당수 사라졌지만 지금도 인터넷은 금융, 유통, 교통 등 전 산업의 기반 기술이 돼 여전히 사회와 경제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AI는 특정 산업에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산업과 융합돼 이제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AI 거품론은 단기 수익의 잣대로 근시안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에 불거진 논쟁일 뿐이다. AI는 이미 모든 산업과 융합돼 인류의 산업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논쟁을 넘어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 가능한 평가 기준을 가지고 AI 기술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적 자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산전략연구실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