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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사탕값 누가 올렸어?” “트럼프요!”

올해 미국 사탕값 작년 대비 10.8% 상승
핼러윈 사탕 85% 중국산...장식·의상도 가격 올라
미국인 10명 중 8명 “관세가 물가 올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Tricks or Treats and Tariffs(장난, 먹을 것, 관세).”

올해 핼러윈 풍경을 상징하는 신조어다. 미국 전역이 장난과 달콤한 간식으로 들뜨는 핼러윈이 올해는 고물가 논란으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진보 성향의 비영리 싱크탱크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레이티브와 더 센추리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올해 핼러윈 시기 사탕 가격은 작년보다 10.8% 상승했다. 그라운드워크는 이를 두고 지난해와 올해의 전체 소비재 품목 물가 상승률의 4배에 달하는 수치라 설명했다.

인기 제품들의 상승폭은 더욱 크다. ‘투시 롤’ 롤리팝은 지난해보다 거의 34% 가격이 올랐다. 허쉬의 버라이어티 팩은 22%, 엠앤엠(M&M’s) 등을 만드는 마스의 버라이어티 팩은 12% 인상됐다.
일리노이주 휠링에 위치한 유통업체 월그린스 매장에서 핼러윈 사탕이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관세의 영향으로 사탕, 의상, 장식 등 핼러윈 관련 제품 가격이 전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게티이미지]

그라운드워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사탕 제조의 핵심 원재료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코아 제품은 원두의 70% 이상이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생산되고, 3분의 1 이상이 유럽 국가에서 가공된다. 미 정부가 관세를 높인 탓에 대다수의 코코아 및 코코아 제품은 15%에서 39%에 이르는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허쉬 등 초콜릿을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들은 올해 하반기에만 관세로 인해 1억달러(약 14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다.

핼러윈 의상과 장식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됐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핼러윈 장식과 의상은 85%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된다. 중국은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평균 55%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 CNBC는 중국에서 생산된 핼러윈 관련 제품들은 58.1~59.6%의 관세 부담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인 관세사인 눈지오 데 필리피스에 따르면 핼러윈 관련 제품을 들여오는 수입업자가 제품 가치의 절반 이상을 관세 및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파티용품 전문 회사인 시그니처 브랜즈의 조 엔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호박 장식은 거의 100% 중국에서 제조된다고 밝혔다. 엔스 CEO는 “이 정도 규모의 관세를 국내 공급망이 흡수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라며 “솔직히 말해, 최종 가격 결정은 결국 소매업체들의 몫”이라 말했다.

수입업체에서 도·소매 업체로, 소비자로 조금씩 전가되기 시작한 관세의 영향은 이미 소비자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라운드워크와 더 센추리 파운데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8명은 관세가 핼러윈 물가를 더 비싸게 만들 것이라 응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 잔디밭에서 열린 할로윈 축하 행사에서 사탕을 나눠주고 있다. [EPA]

소매 시장의 흐름을 들여다보는 전문가들은 핼러윈은 시작일 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까지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원 포인트 웰스 어드바이저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가 품목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핼러윈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기간은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에 대한 인내심을 시험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몇 달간 이는 소비자들이 재정적으로 직면할 현실”이라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은 무역 적자 국가에게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는 가정과 기업이 그 대부분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물이 모든 틈새로 스며드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